사흘 동안에 상북면 천성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비롯해 크고 작은 화재가 다섯 건이나 일어났다.
겨울철 갈수기라 시와 소방당국이 화재예방에 대한 계몽활동과 캠페인을 전개해 왔음에도 이런 화재사건들이 이어진 것은 아무래도 우리들의 안전의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천성산 산불도 한 시민이 무심코 던진 담배꽁초가 발화 원인이었다고 하지만, 인명과 재산에 엄청난 손실을 안겨주는 재난들이 이렇듯 작은 실수 하나에서 비롯되는 것을 우리들은 늘 보아왔다.
그럼에도 또 다시 실수는 되풀이 되고 그에 따른 피해는 해마다 거듭된다.
지금까지 화재안전정책은 관(官)주도의 규제나 단속위주였다. 일반시민이 참여하는 의용소방대 역시 조직체계와 운영 면에서 볼 때, 관의 보조기관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이런 소방정책은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공공의 안전을 위해서 개인적으로 약간의 불편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시민의 의식 속에 심어져 있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소방정책도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화재안전이 국민 속에 생활화 될 때라야 건물이나 공장주도 비로소 화재 설비에 거리낌 없이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화재안전은 시민의 생활 속에서 자발적인 의식전환이 일어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스럽다고 하겠다.
'설마 나에게…'라는 생각을 버리고 '혹시 나에게도…'라는 경각심을 가질 때, 우리는 재난을 비켜갈 수 있다.
아직도 겨울철 가뭄이 여전한 가운데 또 다시 방심하고 있다가는 언제 또 숲을 태우고 집과 가재도구를 잿더미로 만들지 모를 일이다.
따라서 지금은 모든 시민이 하나가 되어 안전의 파수꾼이 되어야겠다는 각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이와 더불어 생각되는 것은 우리 양산에 시민들의 분산된 화재안전의식을 엮어 줄 화재 관련 시민단체가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새삼 새로운 단체를 결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 현재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이 이 분야로 활동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고려해 볼 일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와 같은 단체들의 활동에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행정당국의 적절한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개인과 단체의 노력들이 모아지고 이어져서 모두가 하나 되는 가운데 우리 시민사회 깊숙히 안전의식이 자리잡았으면 한다.
아무튼 우리 모두 자신과 이웃의 안전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함으로써, 이 겨울에 더 이상의 화재를 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