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느 마을의 제빵업자가 가까운 농장에서 버터를 사곤 했는데 가만히 보니까 버터의 크기가 날마다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하루는 그 사온 버터를 저울에 올려놓고 달아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무게가 많이 줄어있었다. 화가 치민 제빵업자는 농장주인을 고소하기로 했다. 마침내 농장 주인이 재판을 받게 되어 고소를 한 제빵업자와 농장주인이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되었다.
판사 : 당신은 어떤 저울을 쓰고 있소?
농부 : 저는 저울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판사 : 그러면 어떻게 버터의 무게를 안다는 거요?
농부 : 네, 그것은 간단합니다. 1파운드짜리 빵의 무게와 같게만 하면 됩니다.
판사 : 그럼 1파운드짜리 빵은 어디서 사오는 거요?
농부 : (고소인을 가리키며) 저는 늘 저 제빵업자한테서 빵을 사다 먹습니다.
결국 버터의 양이 줄어든 까닭이 제빵업자에게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다.
요즈음의 우리 정치판을 보면 마치 이 제빵업자를 보는 것 같다.
저마다 하는 짓거리가 자신들의 저울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상대방의 저울이 잘못되었다는 식의 파렴치에 몰염치의 극치다.
기업의 돈을 차떼기로 뺏어 먹고도 상대방의 허물만 물고 늘어지고 있으니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 눈의 티끌만 탓'하는 형국이 아니고 무엇인가.
'1/10도 안된다'며 항변하고 있는 쪽도 민망하기는 마찬가지다. 1/10이면 괜찮다는 기준을 누가 만들어 주기라도 했단 말인가. 1/10이든 1/20이든 제 손에 검정을 묻혔다면 그로서 충분히 부끄러워야 할 일이다.
남이 얼마를 먹었느냐가 아니라, 내가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은 데 대한 뼈아픈 뉘우침이 있어야 한다.
눈앞에 다가 온 17대 총선을 앞두고 양산에도 이런 저런 인사들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다. 10여명이나 되는 이 인물들이 제 나름으로는 '내가 잘 났다'고 제 자랑을 늘어놓고 있지만,글쎄? 이들 중 바른 저울 하나 지니고 수시로 제 양심을 달아보는 이가 있을까?
우리 양산에서 그 한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면, 이번 17대 총선 농사는 풍작이 되려니 싶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