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가 주최하고 전교조양산지회(지회장 최윤현)가 주관해 온 어린이날 행사를 두고 시의회에서 전교조를 폄하하는 발언이 나와 전교조소속 교사는 물론 뜻있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동안 양산지역 어린이 날 행사는 1995년부터 지난해에 이르기까지 8년에 걸쳐 전교조가 주축이 되어 치려 왔는데 지난해의 경우 행사를 주관한 교사들이 3달여에 걸친 준비기간을 통해 땀과 열정을 쏟아 부어 준비함으로써 행사 당일에는 약 10,000명의 어른과 어린이가 자리를 같이해 갖가지 민속놀이에 참가하고 어린이들이 연 만들기,새끼 꼬기 등의 활동을 직접 체험하는 뜻 깊은 행사였다고 평가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양산여성회,공무원노조,양산사랑참여시민모임(양동이),창조학교,외국인 노동자의 집 등의 여러 단체가 동참해 사랑과 화합의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의미를 더 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11일에 열린 제60회, 양산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난데없이 전교조 주관 어린이날 행사에 대한 비난 발언이 나온 것.
먼저 K의원이 "부산 같은 데서는 종합운동장에 엄청나게 학생들을 모아 놓고 행사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서 N의원이 "전교조에서 한다고 하니 일부 시민들이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며 "작년 같은 경우는 행사를 위한 행사 쪽으로 치우친 것 같다"고 참여 시민들과는 전혀 다른 평가를 내 놓았다.
또 다른 K의원은 "부산이나 다른 대도시처럼 크게 해야 되는데 이렇게 해서는 안 맞다"며 앞의 K의원의 발언을 거드는가 하면 N의원은 "전교조에 위탁을 주지말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동엽 교사(전교조 교육ㆍ교권부장)는 시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유감의 뜻을 표하면서 "아무도 어린이 문화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때 전교조 양산지회 선생님들이 주머니를 털고 한 푼의 인건비도 지급하지 않고 순수한 노력 봉사를 통해 척박한 양산 지역의 어린이 문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열과 성의를 다했다"며 "어린이날 행사는 참다운 어린이 문화의 여러 가지 형태를 제시하는 것이지 화려하게 보여주고 이벤트를 마련하는 행사가 아니다. 아이들이 직접 뛰고 놀지 못하는 행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전교조 양산지회 최윤현 지회장은 "아이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 교사들은 어느 단체보다 어린이날 행사를 잘 만든다고 자부한다. 보여주기 식,이벤트 형식의 돈 많이 들어가는 행사가 아닌,아이들과 같이 뛰고,놀고,먹고,살아 있는 잔치를 만들었는데…"라고 아쉬움을 표하며 "이번 어린이날에도 전교조 교사들은 고통 받고 소외 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작은 잔치를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시의회는 우동엽 교사의 항의에 대한 답글에서 "어린이날 행사와 관련한 의원의 발언요지는 어린이날 행사를 양산시에서 보다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집행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