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송인배. 그를 알고 그와 가까운 사람들은 다들 작은 배 한 척씩을 지니고 있다. 이름하여 희망의 배-
희망의 배는 연두색의 작은 저금통이다. 이는 지난 대선 때의 희망돼지를 페러디한 것으로 보이지만,여기에는 특정기업이나 특정세력이 아닌 시민의 힘으로 깨끗한 정치를 펼쳐보려는 신진 정치인 송인배 나름의 희망이 담겨있다.
희망- 그렇다. 이번 17대 총선에 임하는 그의 컨셉(concept)은 희망이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 대한 희망, 지난날의 그릇된 정치관행을 떨쳐내고 이제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출해 내게 되리라는 희망, 개혁과 변화의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
지난 6일 열린 중앙당의 제10차 공직후보자자격심사위원회에서 그가 양산지역의 열린우리당 후보로 확정됨으로써 그는 이제 비로소 희망을 향한 돛을 올리게 되었다.
"변화라는 큰 틀 속에서 지난 시절의 혼탁했던 정치문화의 페이지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양산의 지역 정치사도 새로운 페이지가 열리고 있습니다. 과거의 인물, 과거의 정치 행태를 버리고 양산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데 있어서 송인배에게 희망을 거는 지역민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지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송인배에게 희망을 거는 사람들은 그의 이름 앞뒤에 '깨끗함' '참신함' '순수함'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날 상대적으로 깨끗하다고 보았던 정치신인들이 정치판에 뛰어들고부터 곧바로 오지랖에 구정물을 묻히는 일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이에 대해 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문제는 정치구조에 있었습니다. 젊은이든, 원로이든,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명성이 높았던 명망가이든 일단 정치판에 발을 들여 놓으면 때 묻고 상처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를 들 수 있지요. 그분은 한 사람의 법조인으로서 학식과 경륜에 있어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명성을 지니고 있었지만, 정치가 그분의 명성에 먹칠을 한 셈이죠. 한때 기대를 모았던 젊은 신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정치인 한 개인의 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이 구조적인 문제를 바꾸자는 것이 이번 총선이 갖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저는 참신하고 순수한 한 정치인이 그 순수함을 끝까지 유지하는 정치구조를 만드는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그것은 제 자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깨끗함과 참신함이면 다냐?'라는 의문이 따르지 않을 수 없다. 깨끗함과 참신함 말고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힘 있는 정치인으로서 양산발전을 선도할 힘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중앙정부와 연계해 예산을 확보하고, 새로운 양산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이는 그가 비단 여당 후보라서가 아니라 그 이상의 힘을 지니고 있다는 말로 들린다. 사실 세인들은 이 젊은 정치 신인을 두고 곧잘 노무현 대통령과 연관시킨다. 그도 그럴 것이 부산대학교 총학생회장과 부산울산지역 총학생협의회 의장으로 부산 울산지역 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섰던 그는,국회의원 노무현의 비서관과 해양수산부장관 노무현의 비서관으로서 노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면서 누구보다도 노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런 그는 한나라당 정서가 견고하기 이를 데 없는 양산에서 뚝심 있게 `노무현 전도사의 길을 걸어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대선 때는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를 제외하고 경남에서 최다득표를 이끌어 냄으로써 범상치 않은 강단을 보인 바 있어, 대선 후 청와대로 부름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청와대행을 뿌리치고 양산을 택함으로써 노 대통령의 그늘을 벗어나 정치인 송인배로서의 홀로서기를 단행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지난해 9월 초,부산ㆍ경남 지역의 친(親)노무현 민주당 지구당 위원장 5명과 함께 민주당을 전격 탈당해 지지부진하던 당내 신당논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마침내 열린우리당의 창당을 이루는 데 중심적 역할을 했다. 이런 적지 않은 역할이 그가 앞으로 의정활동을 하는데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겠다.
"양산의 역동성을 한껏 살려 양산의 도시발전에 있어 교육, 문화, 교통, 환경이 두루 균형을 갖출 수 있게 함으로써 양산이라는 도시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송인배- "겸손한 정치인"을 다짐하는 그에게 양산시민들이 어떤 응답을 보낼지는 오는 4월 15일이 지나면 곧 알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