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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책과 더불어] 창가의 토토..
사회

[책과 더불어] 창가의 토토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03/20 00:00 수정 2004.03.20 00:00
- 이와사키치히로 그림,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

 '여보, 이제 우리 부모가 되는 거야!'

 어쩔줄 몰라 입을 못 다물던 신랑의 모습이 마치 어제 일 인양 눈앞에 선하게 펼쳐진다.
 태교에 좋다고 하는 음악 테잎을 사러 다니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예쁜 과일만 먹으면서 좋은 생각만 하려고 노력하면서 열 달을 보냈다. 아기는 울음소리로 세상에 난 것을 알렸고,우리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한 쪽 눈을 감은채로 만난 우리 아기는 정말 예뻤다. 이제부터 나는 진정한 부모가 된 것이다. 벅차오르던 가슴은 아이의 보살핌으로 서서히 흐려져 갔고, 나는 타지에 혼자 남겨져 아이하고의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야 했다.

 아이가 말을 하고,걷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초등학교 학생이 되어 있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그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말과 행동은 하지 말아야지, 정말 좋은 엄마가 될 거야! 하는 다짐도 실생활에 부닥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언성을 높인다. 아이의 말을 끝까지 인내하면서 들어볼 생각은 이제 없다. 나의 감정을 나도 조절하지 못한채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고,나는 후회의 골속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의 감정이 안 좋을수록 아이에게 남기는 상처는 더 심해졌으리라. 제도화되고 획일적인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토토는 퇴학을 당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다. 그 곳에서 일생의 스승을 만난다. 그 스승은 다만 토토의 이야기를 단 한번도 끊지 않고 진심으로 모두 들어준다.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교장선생님은 토토의 마음에 쏙 든다. 토토는 이 학교에서는 더 이상 문제아가 아니다. 아주 평범하고 활발한 소녀이다.

 교장선생님의 교육철학이 그대로 드러나는 일화가 있다. 화장실(1930~1940년의 화장실)에 지갑을 떨어뜨린 토토는 뒤로 가서 분뇨를 파내기 시작한다. 그 곳을 지나가던 교장선생님이 무엇하냐고 묻고,토토가 대답하자 '원래대로 해 놓거라'하는 단 한마디를 남기고 가신다. 그 뒤로 다시 토토의 행동이 끝나지 않음을 보고 '원래대로 해 놓거라' 다시 한마디를 남기고 가신다. 토토는 더 이상 지갑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자기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도 나오지 않는 지갑에 미련이 없어진 것이다. 다시 처리를 하고 돌아온 토토.

 만약 내가 교장선생님이었다면,어찌 했을까?
 아이에게 하는 이런 저런 이야기는 그 당시 아이에게는 잔소리 일뿐 문제 해결을 해주지 못함을 교장선생님을 알고 계셨던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막았다면 토토의 지갑에 대한 미련은 영원히 아이의 가슴에 묻혀버릴 수고 있는 상황이었음을 너무나 잘 안 선생님이었다.

 교장선생님의 교육 철학이 실로 대단함을 느낀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키고, 자립심이 있게 만드는, 그러면서도 아주 포근한 교장선생님! 또한 학교 교육 방침을 믿고 따라준 그 학교 학생들의 부모님.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나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내 감정대로 아이에게 대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이제까지 알게 모르게 상처 받았을 두 딸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
 내 감정에 치우치지 않게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려고 하고 교장선생님의 교육이념을 본받으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엄마가 되려고 힘쓰고 있다.

 그 노력의 일부는 동화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아이의 삶과 생각을 동화를 통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그들의 심리를 이해하려고 한다. 이제 어른이 되어 아이 때의 생각이 흐려져 더 이상 아이의 생각을 가질 수 없음이 안타깝다. 태교 때의 마음가짐은 아이가 커나가면서 더 필요한 요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나에게 은인이며 스승이 되었다.

 유내영
 어린이도서연구회 동화읽는어른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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