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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총 선 기 획] 제17대 총선 유권자 토론회..
사회

[총 선 기 획] 제17대 총선 유권자 토론회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03/20 00:00 수정 2004.03.20 00:00
대통령탄핵 발상자체가 문제
국민은 정치권 정화할 필터
정치개혁 시스템 갖추어야

 본사가 미리 계획된 일정에 따라 <17대 총선 유권자 토론회>를 가진 날은 마침 국회에서 대통령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날이었다. 12일 오후 6시 본사 회의실에 자리를 같이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충격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앞으로 정국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총선은 과연 치러지는 것인지… 다들 예측불허의 정치상황을 우려하면서도 일단 총선일정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전제를 두고 토론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참석자◇
정재철(52ㆍ동면 호포리ㆍ새마을지도자)
곽평호(47ㆍ북정동ㆍ노동운동경력자)
김미경(41ㆍ삼성동ㆍ전직교사ㆍ주부)
한기덕(45ㆍ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정건일(양산시건관위 홍보담당)

◇ 사회 : 전영준(본사 편집인)
◇ 장소 : 본사 회의실



 사회자 : 우선 대통령탄핵에 대해 각자 의견들이 많을 줄로 압니다.

 정 :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였다고 봅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총선을 앞두고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 많은 몫을 차지하려고 싸우던 끝에 생긴 일로 보이는데 결국 야당이 가결은 해 놨지만 이게 오히려 자신들에게는 함정이 될 거라고 봅니다. 이 함정에서 헤어 나오자면 여간 힘이 들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은 4.15총선이 답을 낼 것이라고 봅니다.

 곽 :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가 봅니다. 총선정국에서 불리해지니까 정국돌파용으로 대통령탄핵을 시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김 : 시민이 힘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홍콩의 잠롱시장 같은 정치인이 아쉬운데, 과연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그런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정치구조 자체가 문제입니다. 결국은 시민들이 힘을 강화해 정말 순수한 정치인을 키워내야 합니다.

 한 : 대통령이 한 행위에 대해 탄핵사유가 되는가에 대해 법률적으로 충분한 토론 없이 일방적으로 탄핵소추를 의결한 것부터 잘못되었습니다. 제안, 반대토론 등의 절차나 과정이 일체 생략된 체 수의 우위로 52분여 만에 벼락치기로 처리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대통령도 동서갈등, 세대간의 갈등, 과거의 나쁜 정치관행을 탈바꿈시켜나가는 과정에서 좀 더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번 사태가 빨리 수습되어서 정국이 안정되었으면 합니다.
 

 사 : 오늘 토론회에 모신 토론자들은 어떤 특정분야의 특정성향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아닙니다만, 대통령탄핵에 대해서는 모두 일치된 견해를 보이십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총선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되리라고 보시는지요?

 곽 : 총선에는 차질이 없어야 합니다.

 모두 : 동감입니다.

 사 : 모든 분들의 뜻이 한결 같습니다. 여러분의 말씀을 들으니 비장감까지 느껴집니다. 그만큼 이번 총선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만약 누군가가 총선을 보이콧시키거나 늦추려 했다가는 정말 무서운 국민저항에 부딪칠 것 같군요. 그런 일은 결단코 없겠지요.

 
 사 : 그럼 이제 16대국회를 한번 평가해 봅시다. 16대국회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정 : 일제가 청산되고 해방이 되었지만 일본 앞잡이를 정리 못하고 우리는 계속 흙탕물에서 살아왔습니다. 흙탕물에는 메기 같은 강한 놈은 살 수 있지만 맑은 물에 사는 피라미는 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어쩌다 깨끗한 사람을 국회에 내 보내놔도 그 흙탕물에서 살아남지를 못해요. 50년이 넘는 정치사에서 몇 차례 흙탕물을 맑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맑아지려고 하다가는 또 흐려지고… 이게 다 필터역할을 해야 할 국민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흐린 물을 정화시켜야 할 국민의 필터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요. 우리는 그랬다 하더라도 우리 다음 세대는 정화된 맑은 물에서 살 수 있어야 할 텐데… 그런 점에서 이번 총선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의 필터를 점검해 확실하게 정치판을 정화시킵시다.

 사 : 아주 명쾌한 분석입니다. 이건 직접 농사를 짓는 농부가 아니면 하실 수 없는 말씀입니다.

 곽 : 공약 남발도 문제입니다. 실제 이행하는 것도 별로 없고… 국회의원은 입법해야 하는데 지역에 내려와 자치단체장이나 시의원이 할 일을 하겠다고 합니다. 이번만큼은 공약 너무 남발하는 사람은 제외했으면 좋겠습니다.

 김 : 국회의원들 아무리 예쁘게 봐주려고 해도 잘 안됩니다. 자꾸만 밉게 보입니다. 주관과 소신과 신념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시민들이 몸을 아끼지 않고 도와 줄 텐데…

 한 : 개인적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너무 지나치게 당리당략에 치우칩니다. 의원 개개인이 입법기관인데도 소신 있는 의정활동을 할 정치적 환경이 안 됩니다. 또 의원들을 평가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부족한 것도 문제입니다. 시민단체의 활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문제지요. 사회정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의원들이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면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부정적인 환경 속에서도 조금씩이나마 변해가고 있는 것은 희망입니다. 이번 총선으로 정치적 환경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공약에 대한 신뢰성과 실현성 검증해야

후보자들에게 향응을 요구하지 말아야

무분별한 개발보다 환경보존에 관심 있기




 
 사 : 그런데 우리가 욕하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 손으로 뽑았습니다. 결국은 후보 검증자료가 부족했다는 말도 되겠는데 이번에는 선관위에서 나오신 분이 개정된 정치관계법에서 후보 검증에 관련된 사항을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선관위(선) : 오늘 개정 정치관계법이 공포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홍보물이나 선전자료를 수동적으로 받아봄으로써 후보자에 대한 비교분석자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선관위에서 후보자의 학력ㆍ경력, 재산, 납세실적, 병역, 전과기록 등 신상정보를 투표안내문과 함께 각 세대에 발송합니다. 그리고 최근 5년간의 후보자와 배우자, 직계 존ㆍ비속의 납세실적, 세금체납에 관한 사실도 공개대상에 포함됩니다. 후보자의 범죄경력공개 범위는 당초 정개특위에서 벌금형이상으로 합의됐으나 번안의 과정을 거치면서 현행법대로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해 공개키로 했습니다.

 정 : 군사정부로부터 지금까지 영남은 1번, 호남은 2번으로 기호만 달면 물먹은 강아지도 당선이 되는 판이었으니 정보고, 자료고 다 소용이 없었습니다. 실컷 욕을 하다가도 투표소에 들어가서 붓대만 잡으면 자신도 모르게 한쪽으로 쏠리게 돼 있었지 않습니까. 무엇보다도 주인의식이 문제예요. 주인이 머슴에게 차비라도 보태 쓰라고 용돈을 쥐어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머슴에게 술 얻어먹고 밥 사 달라하고 돈봉투 받아 챙겼으니 이런 못난 주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머슴이 물길을 잘 보느냐 못 보느냐에 따라 앞으로 4년 농사가 달려 있으니 정말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정신 똑 바로 차리고 머슴을 잘 뽑아야 합니다. 주인이 멍청하면 머슴들이 곳간의 양식을 빼먹기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리고 제발 국회의원들 동창회나 향우회, 아이들 돌잔치에 불러내지 맙시다. 세계가 하루아침에 변하고 있는데 국회의원들도 머리를 싸매고 공부 좀 하도록 시간을 뺐지 말아야지요.

 사 : 그렇잖아도 저희 신문 데스크칼럼에 우리가 섬길 사람이 아니라 우리를 제대로 섬길 일꾼을 뽑자는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만 어리석은 주인이 되지 말자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곽 : 국회의원들 국회출석을 게을리 하면 세비를 깎는 방안을 강구해 보아야 합니다. 노동자에게만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할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들도 일 안하고 놀면 임금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사 : 선관위에서 제공하는 자료 말고 좀 더 능동적으로 후보를 알아 볼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선 : 인터넷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선관위 홈페이지에는 이폴(epol)이라는 정치포탈 사이트가 있습니다. 거기에 들어가면 후보자의 기본정보 외에 가족생활신조, 정견ㆍ공약, 활동사진(법정홍보물은 4월 2일부터), 동영상, 위반행위조치(고발, 수사의뢰)에 대한 소명, 선거비용 수입ㆍ지출, 커뮤니티 대담ㆍ토론 등을 볼 수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 후보자의 공약에 대한 신뢰성과 실현성을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다면 선관위에서 후보자들의 공약의 실현성 여부에 대해 분석해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사 : 이번 개정선거법에서 유권자들이 특히 주목할 부분은 무엇인지요? 또 1인2표제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 : 돈 선거 차단이 핵심입니다. 이번 탄핵사건 사유의 하나가 된 대선자금 문제도 돈 선거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개정 선거법에서는 돈 선거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습니다. 종전에는 돈이나 향응을 제공한 쪽만 처벌을 했는데 이번에는 받는 쪽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가령 5천 원짜리 국밥을 얻어먹었으면 그 50배에 해당하는 25만원, 1인 3만원 상당의 관광제공을 받았다면 150만원 과태료를 물어야 합니다. 물론 처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센티브도 있습니다. 위반사례 적발 시에는 적발 액의 50배에서 사안에 따라 최대 5,000만원까지의 포상금을 줍니다. 1인 2표제는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후보자와 정당을 각각 따로 투표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자면 후보자는 마음에 드는데 후보자의 정당은 지지할 수 없는 경우, 후보는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하고 정당은 따로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하면 됩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사 :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인물과 정당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 생각이십니까?

 정 : 인물이 우선입니다.

 곽 : 인물과 당이 일치해야 한다고 봅니다. 인물 중심으로만 뽑다보면 당론과 부딪쳐 소신 있게 일할 수 없습니다. 지지정당의 후보라도 인물이 영 아니라면 생각해 볼 문제지만…

 사 : 훌륭한 정당에 훌륭한 후보라면 가장 이상적이겠습니다. 저희 신문이 그동안 예비주자들을 인터뷰해 지면에 소개했습니다만 그게 좀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김 :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 : 17대 총선후보자들에게 총괄적인 질문을 하고 답을 받아 신문에 게재했으면 좋겠습니다.

 사 : 그렇잖아도 그럴 계획입니다. 10문 10답, 또는 15문 15답 형식의 질의서를 보내 후보자들의 답변을 얻어 낼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런 정보들은 신문지면 뿐 아니라 저희 신문사의 홈페이지나 저희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아이양산넷 사이트상에도 올려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양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방송토론회를 준비하고 있고 저희 신문에서도 4월 3일에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가질 계획입니다. 이런 여러 채널을 통해 머슴을 뽑는 주인의 입장에서 후보자를 검증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 : 그럼 이쯤에서 우리 지역의 현안에 대해 얘기해 보았으면 합니다. 유권자 입장에서 이것만은 꼭 해결해 주었으면 한다는 점을 한 가지씩만 말씀해 주십시오.

 김 : 저는 교육 쪽에 관심 많습니다. 자녀가 중학교 입학할 때가 되면 양산을 떠나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 줘야 합니다. 그래야 오랫동안 양산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수 있겠지요. 우리 아이도 내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는데 벌써부터 고민입니다.

 한 : 신도시를 빨리 정상화해야 합니다. 도시계획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인간중심의 도시, 미래지향적인 도시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양산천을 주변으로 주민의 안락한 휴식공간도 만들어져야 합니다. 유수지를 토개공에서 주거지로 매매하려는 부분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신도시 정상화, 부산대학 문제의 조속한 처리가 17대 국회의원이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 사업은 국책사업이어서 시 차원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난제들이 많습니다.

 곽 : 저는 환경문제가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양산으로 이사 온 지 10여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양산이 참으로 살기 좋은 고장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환경이 너무 많이 변했습니다. 이 문제를 소신 있게 처리해 주는 의원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무분별한 개발보다 환경보전에 비중을 두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정 : 양산이 제대로 갈려면 양산 배내골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앞으로 양산 배내를 잘 관리해 이 지역을 청정지역으로 보전해 나가야 합니다.

 사 : 마지막으로 이번에 선택할 머슴은 어떤 자질을 갖춘 사람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해 봅시다. 이를 테면 도덕성이라든지 개혁성. 과거경력. 추진력 등 중요한 선택 포인트는 무엇인지…?

 한 : 국회의원은 입법활동이 중요합니다. 양산에 국비를 얼마나 가져올 수 있느냐. 지역발전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 등의 능력이 검증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덕성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의 정치구조에서 발생했던 약간의 문제점은 개선의 여지를 주어야한다고 봅니다. 물론 파렴치범은 예외입니다만… 결국 국회의원은 전문성과 능력, 추진력 등을 갖추어야 됩니다.

 김 : 양산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도덕성도 중요합니다.

 곽 : 저는 개혁성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부도 개혁적인 정부이기 때문에 국회의원도 이에 걸 맞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 : 우리나라의 농업구조는 농민이 종자 생산 판매 등을 전부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런 체계이기 때문에 밭떼기는 우리나라뿐입니다. 그러니 중간상의 배만 불리게 되죠. 농업의 유통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또 한가지 좋은 점은 자라나는 우리 자녀들에게 우리 농산물을 먹여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체질에 맞는 저향력을 키울 수 있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 분야에도 신경을 쓰는 국회의원이 나왔으면 합니다.
 
 사 : 오랜 시간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의 진지한 의견을 들으면서 '다른 곳은 몰라도 우리 양산에서 만큼은 우리가 정말 괜찮은 국회의원 하나를 뽑을 수 있겠구나'남은 기간 동안 후보자들을 잘 살펴보시고 훌륭한 선택을 하시게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주변에 투표참여도 독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 박미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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