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던 날 국민은 부끄러움과 분노에 치를 떨었다.
만세를 부르는 야당의원의 몸짓에서 통곡하는 여당 의원의 모습이 대비되는 순간,국민은 온전한 주권자가 아니었음에 온몸으로 소스라치며 놀랐고 지난 세월의 악몽을 떠올리며 밤을 지새웠다. 국민주권을 유린한 국회가 사망하였음을 스스로 선언한 의사봉의 탁음에 민주주의가 압살되고 민족은 또 다른 질곡의 역사를 되풀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 까닭이다.
도대체 정치의 목적이 무엇이었을까? 국민의 안녕 과 미래, 그리고 윤택하고 행복한 삶에 있지 않았단 말인가?
정치는 없고 정쟁만 있는 이전투구의 싸움을 구경시켜주는 것이 그 목적인가? 끝없는 개판정치를 연출하여 주권국민으로 하여금 정치에 염증을 느끼게 하고 급기야 자기들만이 독식하는 소수의 특권 정치쇼 뒤에서 구린 돈 뭉치를 셈하기 위함일까?
또한 정치의 수단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머리인가? 가슴인가? 약삭빠른 계산을 위한 전술적 선택인가? 위임받은 주권 실천자로서의 양심과 철학인가?
손금 없는 손바닥인가? 부러 터진 발바닥인가? 오야봉의 방귀소리도 오페라 아리아의 감미로운 소리라고 아부ㆍ아첨하며 비벼대는 꼬봉들의 손바닥이 정치의 수단인가? 민생을 살피고 어려운 국민의 아픔을 완화할 방도를 찾아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부어터진 발바닥이 정치의 수단인가?
그리고, 정치권력은 누구로부터 나오는가? 공천권을 거머쥔 당 대표에게서 나오는가? 돈줄을 대어주는 재벌의 정치적 투자에서 나오는가?
도대체 국민을 무엇으로 보았는가? DDR 춤추는 기계 위에 올라서 기계가 내는 음악에 발맞추어 화살표 방향대로 꾹꾹 눌려야만 되는 국민으로 보았단 말인가? 교언영색의 사치함과 화려함 속에 사기치는 추잡함도 보지 못하는 수준의 국민으로만 보았단 말인가?
오늘,다수 국민의 복리 안녕,그리고 행복을 꿈에도 그려 본 적 없는 탄핵의 주체세력은 또 다시 강변하고 있다. 친노와 반노의 싸움이라고.
참으로 웃기는 일이다. 한치의 반성도 후회도 없는 모양이다. 싸움만 하다보니 제법 싸움의 달인이 된 듯하다. 조폭의 전술과 돌격대장의 면모가 분명하다.
또한 한-민-자 연합전선당을 질타하는 결과의 국민여론에 당황한 탄핵주체세력은 협박과 강변으로 여론의 조작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 참으로 측은하기까지 하다.
독재와 부패권력의 최대 수혜정당 과 민주화를 위한 열사의 희생 위해 자라난 지역주의의 최대 수혜정당, 그리고 신출귀몰한 생존력을 가진 냉전수혜정당이 노심초사-전광석화-임전무퇴의 전술로 이루어낸 탄핵정변이 촛불 한 자루의 진실한 염원에 사라져야할 운명을 탄핵주체세력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이 땅의 주인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정치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정치의 목적은 국민에게 되돌려져야한다는 영원한 진리 때문이다. 지금 국민은 엄정한 판단과 참된 의지로 현 시국에 대처하고 있다. 누구를 비난하고 두둔하기 전에 주권국민으로서의 당연한 정체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사사건건 물어뜯는 거대야당이 미워서가 아니다. 기대만큼 충족되지 못한 대미외교,대안 없는 이라크파병결정과 FTA협정, 한발 물러선 대북관계,신음하는 민생경제와 부안사태 해결의 답답함에 노대통령을 두둔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비판받아야할 것은 비판을 받아야한다. 그것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그렇다고 국민 스스로 선택한 대통령을 상응한 이유와 합법적 근거 없이 정쟁의 수단으로, 정권찬탈의 전술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음은 분명 반민주적 반민족적 행위이다.
굳이 대결국면을 조장하고 싶으면,바로 이야기하고 정정당당히 대처해야한다. 정정당당 코리아는 이럴 때 쓰는 표현이다.
김창호 / 보광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