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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큐슈신칸센(九州新幹線) 츠바메 탑승기..
사회

큐슈신칸센(九州新幹線) 츠바메 탑승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04/02 00:00 수정 2004.04.02 00:00
지난호에 이어 츠바메 탑승기를 연재합니다.

 ◆ 신칸센레이디와의 대화
 열차 구석구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표가 역력히 드러난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엄청난 돈을 들였음이 분명한 데도 결코 화려하거나 사치스럽게 보이지 않는 배색과 조합으로 매우 친근하고 안락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밝고 깨끗하면서 수수한 것이 마치 갓 시집온 새색시의 신혼살림 같은 느낌이다. 신칸센레이디(여승무원)의 말에 의하면 열차의 내장은 이 방면의 권위자인 미토오카(水戶岡)라는 사람이 디자인했다고 한다. 비행기 스튜어디스를 연상케 하는 이 아가씨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조금 들뜬 듯한 일본 여성 특유의 약간 높은 톤으로 여러 가지 물음에 성심껏 답해주었다.

 시속 약 260km의 속도에도 불구하고 진동과 소음이 전혀 없고 처음 출발하여 속도를 높일 때 유심히 들으면 구동음이 조금 느껴질 정도이다. 속도가 속도인지라 차창 밖의 마을들이 휙휙 지나간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야자수 나무들이 인상적이다. 터널이 많은 것 같아 물어보니 큐슈신간센 138km 중 터널이 88km로 약 3분의 2가 터널이라고 한다. 가장 긴 시바오산 터널인가 하는 것은 길이가 9,987m인데 시속 260km의 속도로도 2분이 넘게 걸린다. 일본 동북지방 어디에는 무려 22km나 되는 터널도 있다고 한다. 일본의 터널, 교량 건설 기술은 과연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만하다. 신칸센레이디는 이런 저런 수치들을 잘도 외우고 있었다.

 이것저것 살펴보고 이야기하는 동안에 금방 35분의 시간은 지나고 열차는 3개의 역을 거쳐 종착역인 신야츠시로역에 도착했다. 여기서도 사람들이 츠바메 사진찍느라 난리다. 하카타까지 계속 가려면 한국과는 달리 같은 홈에서 3분 후에 출발하는 릴레이츠바메라고 하는 환승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한국의 고속철도는 열차를 갈아타지 않고 그 열차가 재래선으로 들어와 속도를 낮추어서 계속 달린다고 하는데 일본의 경우는 신칸센과 재래선의 철도 폭이 달라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 배울 것은 배우자
 환승하여 하카타로 올라오면서 이번 여행에서 본 일본과 일본인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했는데 긍정적인 면만을 정리해보았다.

 1) 속에 든 기술은 최첨단이지만 겉은 자연적인 것으로 감싸서 고객에게 최대한의 친근감과 안락감으로 다가간다.

 2) 모든 기회,모든 사물을 이벤트화,상품화하고 온갖 명목을 만들어 내어서라도 고객 유치에 전력을 기울인다.

 3) 자기 일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전문적인 지식으로 무장하여 친절과 미소로 고객에게 철저히 봉사한다.

 4)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는 선진국임을 나타내는 척도라는데 일본은 이 점에서 국가는 국가대로,개인은 개인대로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

 5) 타인을 위한 배려는 정말 본받을 만 하다. 차내나 공공장소에서 휴대폰 통화하는 것은 물론 벨 소리도 들어보지 못했다. 후쿠오카(福岡)시는 최근에 보행 중 흡연을 금지했는데 그 첫째 이유가 타인에게 불편을 준다는 것이었다.

 6) 줄서는 것에 익숙해서 불평 없이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 화장실이나 역 창구에서 줄설 때 입구에 한 줄로 서 있다가 빈 칸이 나오면 그 쪽으로 한 사람씩 간다. 합리적인 방식이다. 우리도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싶다.
 
 언젠가 한국과 일본이 해저터널로 연결되고, 통일한국의 고속철도가 북한까지 들어가고,그것이 만주와 시베리아 벌판을 헤치고 모스크바까지 내달리고, 이어 유럽을 가로질러 프랑스에서 다시 해저터널로 영국까지 이르게 되어, 일본 동경에서 영국 런던까지 전 구간을 고속열차로 달려 볼 날을 꿈꾸어 본다.

 2004.3.22 전대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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