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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의학칼럼] 헬리코박터(H.pylori) 와 위십이지장 질..
사회

[의학칼럼] 헬리코박터(H.pylori) 와 위십이지장 질환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04/23 00:00 수정 2004.04.23 00:00

 최근에 의학적 지식이 신문, 인터넷, 방송매체 등을 통해서 많이 쏟아져 나와서 그런지 헬리코박터라는 것이 낯선 단어는 아닌 듯하다. 요구르트 광고에 외국인 박사가 나와서 "very dangerous ...." 라고 이야기 한 이후에 더 많이 알려지게 된 것 같다.

 얼마전에 경험 했던 일인데 부산의 모 건강검진센터에서 내시경을 했는데 결과에 헬리코박터 양성이라고 나와서 검진 결과지를 가지고 제균 요법을 위해서 내원하셨던 분이 있었는데 아주 위험한 세균이라서 꼭 없애야 된다고 가까운 내과의원에 가서 진료를 하라고 해서 찾아오셨다고 했다. 검진 결과지에는 내시경 소견상 만성 홍반성 위염,그리고 헬리코박터 양성 이라고 되어 있었다. 이런 경우는 현재까지의 지식으로는 제균 요법 대상자가 아닌 것으로 되어 있다. 또 다른 환자의 경우는 본원에 내시경을 하기 위해서 방문 했는데,1년전에 모 내과의원에서 내시경을 했었는데 만성 위염과 헬리코박터 양성으로 제균 요법을 시행했으니 이번에도 헬리코박터 검사를 꼭해달라고 했다. 내시경을 시행하니 역시 만성 위염 소견외에는 특이 사항이 없었다. 하지만 환자의 부탁으로 헬리코박터 검사를 해 드렸다. 결과는 양성으로 재감염의 경우라고 생각 되었다. 이 경우 역시 제균 요법의 대상자는 아니다라고 자세히 설명을 한 후에 그냥 위염약을 처방하였다. 하지만 진료실을 나서는 환자의 모습에서는 왠지 미심쩍어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다른 내과 원장님은 치료를 꼭 해야 된다고 했는데 왜 이 젊은 원장은 약도 제대로 안 주노 뭐 이런 느낌...
 위의 경우가 개원 이후에 경험 했던 헬리코박터와 연관된 사례이다.

 
◆ 헬리코박터의 감염 경로
 H.pylori는 세계 인구의 반수이상이 감염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감염되어 있고 또한 가장 널리 분포하고 있는 균이다. H.pylori는 사람의 고유한 위점막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ylori의 감염 경로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H.pylori를 먹어 감염된 후에 위염을 유발한 것을 사람에서 입증되어 감염경로를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위조직 외 침,입 속에 있는 치석과 위액,대변에서 H.pylori가 존재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 속에서는 H.pylori가 증식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H.pylori의 감염은 물을 통하여 입으로 감염되는 경로와 입에서 입으로 전염되는 두가지 경로를 생각할 수 있다. 이전에 우리의 할머니가 미리 씹어서 손자들에게 건네주던 음식을 통해서 할머니의 따뜻한 정을 느꼈지만 의학적으로는 바람직 하지 못한 방법이다. 또 내시경 검사후 H.pylori가 피검자에게 전염되고 내시경실에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에서 감염율이 높아 내시경기구를 통한 전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 헬리코박터의 감염 빈도
 H.pylori는 한번 감염되면 수년 또는 일생동안 감염이 지속되고 저절로 치료되는 일은 거의 없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감염되어 있는 균으로 지역에 따라서 차이가 있고 민족적 차이도 있다. 우리나라의 보고로는 검사대상자와 검사방법에 따라서 감염율에 차이가 있어 경상대학에서 조사한 보고에서는 보다 높은 감염율을 보이고 있지만,임상증상이 없는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에서는 40세까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점차 증가하여 40세에 80% 가까운 감염율을 보이고 그 이후에는 약간 감소하는 소견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보고에서는 20세에 60% 정도의 감염율을 보이고 있다.
 

◆ 헬리코박터의 진단
 현재는 주로 위내시경 검사시 생검하여 조직학적으로 관찰 하거나 H.pylori가 가지고 있는 요소분해효소능을 이용하여 조직절편에서 암모니아를 만드는 것을 이용하여 진단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어 지고 있다. 또 생검 조직을 이용하지 않고 할수 있는 방법으로는 혈청항체검사법이 있다. 본원에서도 수개월 정도 혈청항체검사법을 사용했었는데 단지 H.pylori의 유무만 아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없는 것으로 생각되어 지금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
 

◆ 헬리코박터의 치료
 H.pylori는 한번 감염되면 자연적으로 소멸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H.pylori가 감염되면 이론적으로 항균제로 치료하여 제균하여야 연관된 질환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H.pylori에 감염된 대부분의 환자는 임상증상이 없어 감염여부로 제균요법을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못하다.

 현재까지 치료보고를 중심으로 보면 1. H.pylori양성의 임상증상이 없는 사람들은 치료할 필요가 없으나 위암의 가족력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는 치료를 고려한다. 2. H.pylori양성의 비궤양성소화불량(기능성소화불량) 환자에서 제균치료는 아직 논란이 있으나 궤양증상이 있거나 내시경검사에서 미란소견이 뚜렷하면 제균한다. 3. H.pylori양성의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환자는 제균한다. 4. 위 MALT-림프종의 초기의 저악성 상태에서는 제균하면 완전히 치료할 수 있어 적응증이 된다.

 치료약제는 궤양용제와 여러 종류의 항생제 혼합방법이 제시 되어있으나 현재는 PPI(proton pump 저해제,대표적 약물로는 오메프라졸, 란소프라졸 등이 있다) 와 클래리스로마이신,아목시실린의 1주일 혼합요법이 가장 많이 사용되어지고 있고 제균효과도 95% 정도로 높은 것으로 되어있다.
 
 H.pylori감염은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는 의견과 오랜 인류역사상 H.pylori는 위점막에 살아 왔기 때문에 '기타 세균의 침입을 막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추측도 있다. 필자는 40대에 80% 정도의 감염율을 보이는 이 대단한 세균을 보면서 후자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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