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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마파람의 행복나누기] 아이가 보고 배운 게 그것인데 어..
사회

[마파람의 행복나누기] 아이가 보고 배운 게 그것인데 어쩌랴?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04/30 00:00 수정 2004.04.30 00:00
"건우가 여자친구만 보면 끌어안고 뽀뽀를 하는데 어떡하죠?"

 아내와 내가 결혼을 하고 일년이 지나니까 첫 아이가 태어났다. 우리는 이 아이에게 '건우'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세월이 흘러 어느새 이 아이, 건우는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교 3학년이 되었다.
 태어날 때는 4.6kg의 거대아로 태어났으나 자라면서는 병을 오지랖에 싸고 있더니, 중학교 1학년 말부터 원인도 알 수 없이 시름시름 앓다가 2학년 초에는 결국 학교도 못갈 정도가 되어 그만 자퇴를 하고 집에 들어앉고 말았었다.
 
 그러더니 아이는 집에서 저 혼자 공부를 하여 고입과 고졸과정을 검정고시로 끝냈다. 다행히 몸도 건강해지고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서둘러 수능을 준비하여 지지난해 봄에 한국해양대학교(국제대학)에 입학하였다.
 처음엔 미국 가서 영화관련 공부를 하겠다더니 군복무가 겹치면서 일단 진로를 수정하였는데 남보다 늦게 시작한 대학생활에 꽤나 재미가 붙던지 첫해 1학기를 마치면서 학년 전체수석을 하여 2학기 전액장학금을 받아 부모를 한껏 기쁘게 해주기도 했다.
 
 이야기가 잠시 빗나갔다만,어쨌건 건우가 태어나자 우리 부부는 이 아이에게 다른 무엇보다 먼저 사랑을 가르쳐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아내와 나는 아이에게 사랑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아이가 보는 앞에서 부모가 사랑의 본보기를 몸으로 실천해 보여야 될 것으로 믿었다.
 
 어떻게 사랑의 본보기를 보일 것인가?
 우리가 부모로서 아이를 직접 사랑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가 서로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가르침이 되리라.
 
 '우리 아빠는 이 세상에서 우리 엄마를 제일 사랑한다.'
 '우리 엄마는 아빠밖에 모른다.'
 
 그것을 아이가 절실하게 느끼게 해줄 생각으로 아내와 나는 시시때때로 아이가 보는 앞에서 서로 끌어안기도 하고 뽀뽀도 해보이고는 했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발생했다.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고 얼마 되지 않아 유치원 선생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건우가 여자친구만 보면 끌어안고 뽀뽀를 하는데 어떡하죠?"
 
 유치원 선생님은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었던가 보지만,선생님을 만나고 집에 돌아 온 아내는 배를 움켜잡고 웃었다. 하기야 아이가 보고 배운 게 그것인데 어쩌랴? 나도 함께 박장대소를 했다.
 그러나 아무튼 문제가 발생했으니 뭔가 대책을 세워야 되겠다고 생각한 나는 아이를 불러 앉혀놓고 조용히 타일렀다.
 
 "건우야,아빠 말 잘 들어라. 안아주고 뽀뽀를 하는 것은 엄마와 아빠,엄마와 아들,아빠와 아들끼리만 할 수 있고 다른 사람하고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란다. 알겠니?"
 
 아이는 고개를 끄덕끄덕 했지만,그 말이 그 어린 아이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해졌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어쨌든 그 뒤로는 아이가 여자문제로 더 이상 부모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으니 천만다행이랄까.
 
 그 뒤로 아들만 둘째,셋째,막내가 태어나고 자라는 동안에도 우리 부부는 변함없이 아이들에게 예의 그 사랑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이제 고2가 된 막내조차도 키가 나보다 한 뼘은 더 클 정도로 아이들이 다 자란 요즈음도 아이들은 아버지가 저희들 어머니를 덥석 끌어안고 뽀뽀를 해주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나는 굳게 믿는다.
 
 '저 아이들이 어머니 아버지의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는 한,저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평화와 안정이 깃들 것'이라고.
 
 그렇다. 부모가 서로 뜨겁게 사랑하는 가정에서는 결코 문제아가 생기지 않는다. 이게 행복한 가정생활을 꿈꾸는 아내와 나의 소박한 믿음이다.

마파람
행복한 가정 가꾸기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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