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조류독감이 발생한 뒤 7만5천여마리의 닭을 살처분한 상북면 소석리 서명재(57)씨의 농장에 지난달 30일 3만2천5백마리의 닭이 입식되었다.
"조류독감에 대한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희망을 갖고 일어서려고 합니다."
이렇게 각오를 다지고 있는 서 씨는 이날 90~110주령(닭의 연령을 주 단위로 계산)의 닭을 입식해 빠르면 5월말부터는 계란 생산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밝히고 있어 조류독감 파장 이후 양산지역에서 생산이 중단된 달걀이 다시 생산되면 지역양계 농가에 다시 활력이 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최대의 양계단지가 들어서 있던 양산지역의 양계농민들은 조류독감으로 180여만마리의 닭을 살처분하면서 초토화됐지만 이번 서씨의 첫 입식을 지켜보면서 인근 농민들도 재기의 의지를 다짐하고 있다.
서 씨는 "살처분 전에 7만5천 마리를 키웠는데 이번에 절반 정도를 입식했다"면서 "앞으로 전염병 차단을 위해 계사방역과 닭의 질병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양계 농가들도 서씨의 첫 입식을 '불안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바라보면서 방역과 주변청소 등으로 입식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 주민은 이날 최근 태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서씨는 이날 닭입식에 앞서 12차례의 계사 소독과 2차례 계분검사를 했고, 입식 직전 닭 400마리를 시험 입식해 경과를 지켜보는 등 준비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양산시는 이날 서씨의 농장에 인근의 농장주와 관계 기관 공무원들을 제외한 외부인들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질병의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했다.
시는 서씨 농장의 닭 사육 상태를 봐가며 인근 농가의 추가 입식을 추진키로 하는 한편,오는 6월까지 100만마리를 입식하고,9월께 조류독감 발생 이전의 규모로 닭의 수를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닭을 살처분한 양계농가들이 전체 보상금 94억원 가운데 30억원 정도만 수령하는 등 상당수 농가들이 보상금이 적다며 수령을 거부하고 있어 보상금을 둘러싼 진통이 마무리 되지 않은 점이 걸림돌이다.
시 관계자는 "재입식이 시작된 만큼 양산의 양계산업을 다시 일으켜 과거의 명성을 되찾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특히 조류독감의 재발방지를 위해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