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인구의 증가는 노인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관심도 증가와 직결된다. 경제적인 문제, 사회학적 문제, 의료복지적인 문제 등 하나 소홀히 넘길 부분이 없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문제가 어느 계층의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른 갈등 또한 만만치 않다. 노인 대학이나 노인 시설 강의에서 어르신들께서 보여주는 진지함에는 당신들께서 우려하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진하게 묻어 나온다. 특히 건강 부분에 관하여서는. 어르신들께서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을 꼽으라하면, 공통적으로 치매, 뇌졸중 및 암을 얘기 하신다. 그 중 치매는 질환의 특성상 장기적인 치료 및 보호가 필요하며 인지기능 장애와 인격 장애로 인한, 가족이나 가까운 친지들과의 격리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또한 치료와 요양에 필요한 경제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독일의 신경과 의사 Alois Alzheimer에 의해 1903년 처음보고 된 알쯔하이머 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병으로 전체 치매환자의 50%를 차지한다. 흔히들 "노인성 치매" 라고 하는 이 병은 인간 수명의 연장과 노인 인구의 증가로 인해 유병률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65세 이상) 인구는 2000년도에 전체인구의 7%에서 2022년도에는 14%까지 아주 짧은 기간에 노령 사회로 변화하고 있으며 수명 또한 76세에서 80세로 길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10%정도에서, 85세 이상에서는 50%정도에서 치매환자의 유병률을 보인다면, 통계학적으로 보아 현재 우리나라에 30만 명 이상의 어르신들이 치매로 고통 받고 있는 셈이다.
노인성 치매의 주요 증상은 인지기능 장애와 신경정신행동 장애등이다. 인지기능에는 기억력, 언어력, 지남력, 계산력, 판단력, 시공간 인지력 등이 포함되며 이러한 능력의 소실은 사회적 능력의 소실을 의미하며 직업적인 생활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아침 식사를 주지 않는다고 며느리와 다투고 외출 후 집을 찾아오지 못하며, 대화 시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고 심지어 가족 구성원까지도 구별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다. 신경정신행동 장애로 남을 의심하고, 불안감과 우울증을 보이고 인격 장애로 인한 욕설이나 성적인 행동을 보이며, 대소변 조절이 되지 않고 밤과 낮이 바뀌는 등의 수면장애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증세로 인해 환자는 가족이나 가까운 친지로부터 서서히 멀어지게 되고 결국에는 의료시설이나 요양기관으로 모실 수밖에 없어진다. 여기에 치료비나 요양비용으로 인한 경제적인 문제 까지 겹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알쯔하이머 병의 평균 생존기간은 8~10년 정도 된다. " 긴 병에 효자 없다 " 는 말을 기우라 치더라도 과연 그 기간 동안 자신의 부모님을 아무 걱정 없이 모실 수 있는 자식들이 몇이나 될까?
병원이나 요양원등의 시설에서 접하는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과의 대화에서 묻어 나오는 순수함과 당신들의 아낌없는 육체적 노동으로 굽은 등과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이만큼 이끈 성실함, 그리고 병환 중에도 여전히 잃지 않고 보이는 자식에 대한 걱정과 사랑을 접한다면 누구나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리라 생각된다.
한 개인이 전적으로 책임지기에는 치매는 너무나도 많은 요소를 안고 있다. 만약 이대로 방치한다면 그것은 더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것이 분명하다고 하겠다.
우선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과거처럼 치매를 노화의 일환이라 여겨 방치하거나 부끄럽게 여겨 숨기려 해선 안 된다. 치매가 의심되는 어르신은 빠른 시일 내로 진찰을 받게 해야 하여 치료 가능한 치매인지 우선 확인하고, 정확한 진단 하에 집에서 재가 치료가 가능할 때까지 외래 통원치료와 단기 보호 시설을 이용해야한다. 중증 치매환자는 가족뿐 아니라 환자 자신을 위해서라도 요양 시설이나 의료기관을 이용하여야 한다. 사회적인 책임에 대한 공감대가 필요하다. 자신이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지 아니하더라도,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자원봉사 같은, 우리가 할 일을 찾아야 한다. 친구나 자식 같은 존재로 말벗이 되어 주는 것도 정서적인 측면에서 환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재정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많은 시설 설립과 의료비 지원 등으로 부담 없이 의료기관과 시설을 이용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께서 만족스런 치료와 보호를 받으면서 가족이나 친지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도록 해야 하며, 우리 모두가 있는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치매가 치료되는 날을 기대하며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과 그 가족들에게 행운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