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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사설] 이라크 파병은 철회되어야 한다..
사회

[사설] 이라크 파병은 철회되어야 한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07/03 00:00 수정 2004.07.03 00:00

 김선일 씨의 애먼 죽음으로 온 국민이 충격에 휩싸여 있다.
 "살고 싶다"고 절규하던 우리 젊은이의 비명은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한국인의 가슴팍에 지울 수 없는 ‘멍울’로 남아 두고두고 아픔이 될 터이다.
 대한민국의 청년 김선일의 목에 칼을 들이댄 저들을 우리는 용서할 수 없다. 군인도 아니고 저네들에게 아무 해코지를 하지 않은 선량한 민간인에게 그토록 참혹한 일을 저지른 저 테러리스트들의 만행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이유로도 이라크 무장세력들의 행악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그런데 그들은 왜 죄 없는 한국의 젊은이를 참수하였는가? 여기서 애써 그 이유를 따지고 드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그러나 이 어처구니없는 일이 무엇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는 반드시 짚어보아야 한다.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 그렇다, 이 문제의 근원에는 우리의 군대가 이미 그곳에 가 있고, 거기다 더 많은 군인들을 또 보내겠다는 한국 정부의 결심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 조지 부시 정권의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한국의 노무현 정권이 끼어들지 않았더라면, 이는 결단코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우리가 아무리 자기네들의 재건을 위해 군대를 보낸다고 말해도 이라크 국민들은 그 말을 곧이듣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미국 군인을 침략군으로 보고 있는 그들은 한국군도 똑 같은 시각으로 보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애초에 그곳에 군대를 보내지 말았어야 했으며 더구나 추가파병은 더욱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한 젊은이의 목숨이 경각에 달해 있는데도 우리 정부는 추가파병을 거듭 확인함으로써 우리의 젊은이 김선일이 끝내 주검이 되어 돌아오게 하고 말았다.
 한국의 젊은이를 붙잡아 놓은 저들의 요구는 단순했다. 다만 한국이 이라크 파병 결정을 거두어들이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본시 한국과 이라크 사이에는 서로 적대적 관계가 생길만한 아무런 까닭이 없다. 제발 군대를 보내지 말아 달라는 저들의 요구를 묵살하지만 않았더라도 이처럼 원통하고 어이없는 결과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일이다.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은 한국이 제 스스로 섶을 지고 불구덩이에 들어간 꼴이다. 아무 명분도 없는 싸움판에 발을 들여놓은 그 순간부터 이미 비극은 잉태되고 있었다.
 이쯤에서 우리는 파병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정부도 국회도 잘못을 인정하는데 겸손하고 솔직해야 한다.
 때마침 경향각처에서 국민들이 촛불을 밝혀들고 ‘파병반대’를 외치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이는 곧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가 파병철회라는 어려운 결단을 내리는데 큰 버팀목이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는 말해야 한다. ‘이라크 파병결정은 잘못된 일이었다’고. 미국과 세계를 향해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 그리고 곧장 파병을 철회하라. 더는 미국의 국익을 위한 전쟁놀음에 끼어들지 말라. 이라크와 온 아랍권과 원수지는 일을 여기서 멈추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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