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9일, 20일 양일간 일본 후쿠오카(福岡)현 키타큐슈(北九州)시의 서일본종합전시장에서 ‘I LOVE HOME FAIR’ 라는 주택설비기기 전시회가 있었다. 관련업을 하고 있는 지인의 부탁으로 자료 수집 차 이 전시회를 참관하였다.
이 전시회는 일반 공개 전시회가 아닌, 초청장 소지자와 미리 신청한 사람들만이 입장이 허용되는 상담회 성격의 전시회여서 처음에는 입장이 거절되어 난감했으나 양산시민신문 ‘시민기자증’을 제시하고 한국에서 취재차 왔다고 이야기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친절하게 안내까지 해주었다.
쾌적함을 추구하는 주방ㆍ욕실설비
회장에는 '마음과 몸이 편안하다(快適進生活)'라는 전시회 구호에 맞게 안락하고 편안하고 안전한 생활을 제공하는 많은 전시품들이 있었다.
주로 주방설비와 욕실설비가 많이 출품되었는데 주부의 손과 발의 동선을 최소화하는 싱크대와 수전 배치, 쾌적함과 안정감을 주는 2차색 위주의 색채 디자인이 좋았고 시연을 하는 직원이나 직접 조작해 보는 주부들의 자세도 아주 진지했다.
욕실설비 중에는 물속에서 음악을 듣는 오디오가 특이했다. 얼른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욕조 속에서 물을 통하여 귀가 아닌 몸(피부)으로 소리를 듣는 시스템이었다.
안전과 관련해서는 방범시스템,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 노인과 어린이들의 바닥 미끄럼 방지 장치 등이 있었고 가스, 전기를 이용한 급탕 시스템 과 정수기 코너도 인기가 있었다.
새집증후군이 이곳에도 관심이 많은지 실내 내장재와 인테리어, 도료 등에도 이와 관련한 설명을 해놓았다.
바닥 난방에 관심 높아져
특히 흥미를 끈 것은 바닥 난방시스템이었다. 지금까지 일본은 방바닥이 다다미로 되어 있어서 바닥 난방이라는 개념이 아주 약했지만 근래에 와서 부쩍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는 한국의 온돌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부터라고 귀띔해 주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전선히터 위에 마감재로 덮는 정도의 전기난방 시스템이 많았는데 전선히터가 아닌 필름히터를 채용한 회사도 있었으며 조작 판넬과 전선 처리 덕트 부분의 마무리는 일본인답게 매우 깔끔하였다.
온수순환 시스템은 1개 업체 밖에 없었는데 이는 전기에 익숙한 이곳 사용자의 전기 선호와 현장의 시공 상의 문제 때문으로 보였다. 이 업체는 기존 다다미 바닥을 들어내고 조립식 온수 판넬로 대치하는 공법을 개발하여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기능 중심에서 쾌적함으로
전체적인 참관 소감은 이벤트성 전시회가 아닌 실수요자 중심의 차분하고 진지한 분위기였으며, 출품업체 측에서 볼 때도 요란한 공개 전시회보다 경제적이며 실속 있는 전시회 같았다.
이 분야에 문외한이지만 과거의 기능과 견고함 중심에서 그것을 만족시키면서 쾌적함과 안락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주택문화의 흐름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2004. 6. 20 전대식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