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자기 길 찾기를 위한 사회의 학습 공간화 (지면 43호에 이어짐)
동기부여를 위한 세 번째 필요조건은 정해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과 자신이 수행해야 하는 과업이 구체적으로 파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막연하나마 장래의 소망을 가지고 있는데도 무기력에 빠져 있는 것은 그것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어떤 수순으로 해나가야 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안교육에서는 그 경로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거기에 자기의 능력과 소질이 적합한지를 알 수 있도록 안내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길을 가고자 정했을 때 그를 위해 필요한 학습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본격적인 인턴십의 단계를 의미한다.
한국은 청소년들이 인턴십을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제대로 갖춰놓지 못했다. 여러 직업 현장에 많은 ‘프로’들이 있지만 자기의 지식과 경험을 교육적으로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인드는 매우 박약한 실정이다. 대안교육은 학교 바깥에 있는 다양한 일의 세계가 학습의 공간으로도 기능할 수 있도록 사람과 현장을 발굴하고 개발해야 한다. 그 쪽 방면으로 자기를 개발하고자 하는 청소년들에게 적절하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멘토(mentor)가 되어줄 어른들을 찾아내고 연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교육적 의지를 지닌 직업인을 찾아내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이를 찾아 그러한 의지를 불어넣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인턴십은 의지만으로는 이뤄지기 어렵다. 그와 함께 갖춰져야 하는 것은 시스템이다. 학교 바깥에서 전혀 새로운 학습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원리들이 갖춰져 있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안학교에서 어떤 아이가 요리사에게 배운다고 할 때 처음에 어떤 방식으로 멘토를 찾아내 접촉하고 관계를 맺을 것인가, 어떤 과정을 통해 학습을 진행하고 평가할 것인가, 학생과 담임교사와 멘토 사이에 이뤄지는 소통을 어떤 틀로 담아낼 것인가 등에 대한 매뉴얼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멘토의 의무 또는 금기 사항은 무엇인가, 멘토의 수고를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등에 대해서도 원칙이 세워져야 한다. 그렇듯 뭔가 질서정연하게 제도화된 구조속에서 학습을 해갈 때 청소년도 자기가 지금하고 있는 일이나 학습에 진지한 자세로 임할 수 있다.
※ 양산지역에 처음으로 양산대안교육연구모임이 결성되었습니다.
지난 5월 20일, 27일, 6월 3일 실시한 ‘대안교육강좌’ 강의 원문을
시리즈로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