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은 오근섭 시장의 두드러진 행보에 양산시민들은 물론, 인근 지자체 관계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7일, 취임식을 끝내자마자 곧바로 지역 언론인들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맑고 밝은 훈훈한 큰 양산'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딘 오 시장은 내부적으로 시정 주요업무 보고를 받고 업무 추진을 독려하는 한편, 민생현장을 직접 찾아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민원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등 취임사를 통해 밝힌 '발로 뛰는 시장'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오 시장의 취임 한 달을 그 동안의 행보와 발언, 지시사항 등을 중심으로 되짚어 보고 아울러 시정운영의 앞날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물금지구대 강서치안센터 앞에 모여라"
6월 14일 아침, 오 시장은 "모든 간부공무원은 퇴근시간에 맞춰 6시 10분까지 물금지구대 강서치안센터(강서파출소) 앞에 모이라"는 짤막한 지시와 함께 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공식 간부회의를 마쳤다. 보여 줄 것이 있다는 짤막한 한 마디 뿐, 다른 배경설명이 없는 것에 간부공무원들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오후 6시 10분 물금지구대 강서치안센터 앞, 일제히 모인 30여명의 간부공무원들에게 오 시장은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도로를 가리키며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라고 말했다. 이곳은 다름 아닌 어곡공단 진입로. 출퇴근 시간은 물론 낮 시간대에도 극심한 교통체증을 보이는 곳이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공단진입로의 극심한 교통정체는 기업들의 물류비 증가로 이어져 결국 탈양산의 원인이 되는 등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추진 중인 양산IC 이전 사업이 완료되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시가 이와 연계한 연결도로망 확충에도 적극 나서라"고 일갈했다.
"경남 사랑은 양산이 먼저"
취임과 동시에 읍면동을 순시, 지역현안을 파악한 오 시장은 곧바로 경남도를 찾았다. 15일 신임 김태호 지사를 만나고 도의회, 도 경찰청, 창원지검 등 도 단위 기관을 잇달아 방문한 자리에서 오 시장은 '양산은 엄연한 경남의 일원'이라며 양산의 경남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자신이 앞장서 경남사랑운동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산에 대한 관심과 투자의 확대를 요청하고 시민들의 각종 민원업무 편의증진에도 적극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양산시 공무원들에게는 도 공무원들과의 유대강화를 위해 주 1회 이상 전화 및 방문할 것을 특별지시하기도 했다. 이는 지역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경남도의 관심과 투자가 더욱 확대되어야만 한다는 오 시장의 상황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부산과 인접해 있는 양산의 지역 특성상 시민정서가 다분히 친부산적이지만, 이런 시민정서를 친경남형으로 바로 잡음으로써 경남의 일원으로서의 양산 입지를 명확히 하겠다는 것.
이 같은 맥락에서 시 공무원들에게 도 공무원들과의 유대강화를 특별지시하고 나선 오 시장은 이런 인식의 변화를 통해 더 많은 도비와 국비를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간부 공무원은 '큰 머슴'
21일 간부회의에서 오 시장은 "각종 민원의 해소를 위해서는 모든 공무원들이 시민의 머슴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특히 큰 머슴이라 할 수 있는 간부 공무원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큰 머슴론'을 제기하며 시민의 뜻을 제대로 읽고 파악하는데 간부공무원들이 직접 챙길 것을 당부했다.
이날 오 시장은 "민원의 경우 집단민원이거나 민원이 구체화되는 경우에 담당자가 나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간부공무원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현지 확인이나 현장방문을 통해 민원을 사전 예방하고, 불가 사항에 대해서는 대안도 찾아 민원인에게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공무원들의 친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청 방문 민원인의 업무 편의증진을 위해 안내전담직원 배치와 청사안내시설 증설, 민원인 주차난 해소 등의 방안마련을 지시했다. 또 월별 '이달의 친절 공무원', 분기별 '친절왕', 연간 '올해의 매너왕' 등의 방법으로 릴레이식 친절공무원을 선발하고, 수범사례와 사진을 민원실에 게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무원의 친절 분위기를 확산하라고 지시했다.
허남식 부산시장과 맞대면 - 양산ㆍ부산간 현안해결 적극 모색
오 시장은 6월 30일 박수택 총무국장 등 간부 공무원들과 함께 부산시청을 방문, 허남식 부산시장과 부산광역도시권 관련 현안사업에 대해 협의했다. 오 시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협의에서 오 시장은 △양산~부산 노포동간 1077호 지방도 부산구간 확·포장 △양산시내버스 구포역 연장 운행 △부산시내버스 시계외 요금 폐지 등 현안에 대해 부산시가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여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1077호 지방도 확ㆍ포장사업은 경남도 사업구간은 이미 완료되었으나 부산시 구간사업이 안돼 병목현상이 발생함으로써 양산과 부산을 오가는 3만5천여명의 출퇴근자들이 교통체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빠른 착공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허 부산시장은 가까운 시일 내 착공에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또 부산시내버스가 양산권역으로 운행하면서 받는 시계외 요금을 폐지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허 부산시장은 깊이 있게 검토해서 조속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양산시민들이 고속철을 타기 위해 구포역까지 이동하는데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있다며 요청한 양산시내버스 구포역까지 연장 운행 건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대답을 얻어 냈다.
한편 시는 두 단체장간의 협의내용을 토대로 업무적으로 부산시와의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가기로 하고 이를 위해 두 지역 공무원간의 정례모임을 월 1회 갖기로 하는데 합의했다.
"소외받는 이웃이 없어야 잘사는 도시" 생계곤란자 지원책ㆍ장애인 일자리 마련 지시
생계유지가 곤란한 저소득 계층과 장애인들에 대한 시책에도 오 시장의 관심은 남다르다.
오 시장은 7월 5일 간부회의를 통해 하루하루의 생활이 곤란한 사람들의 생계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지역 내 3천6백여명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제도적 지원에만 맡겨두지 말고 시 차원에서 실질적인 생계의 도움과 지원방안을 정책적으로 마련하라는 것.
또 생활이 어려우면서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혜대상이 안돼 지원을 못 받는 이웃들에 대한 대책마련도 지시했다. 오 시장은 또 이들의 생활보호를 사회복지사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과장과 계장이 직접 챙기도록 하고, 필요시 시장이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이에 앞서 6월 28일 간부회의에서는 5천8백여명에 이르는 지역 장애인들 대부분이 어렵게 살고 있다며 이들의 자활을 돕기 위한 일자리 창출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는 향후 지역 소외계층에 대한 양산시의 복지시책이 그들의 실질적인 생활향상을 이끌고 유도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기업이 잘돼야 양산 경제가 산다" 상공인들과의 간담회서 지원계획 밝혀
"지역의 기업이 잘돼야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이는, 7월 5일 양산상공회의소(회장 구자신) 임직원 등 지역상공인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오 시장이 한 말이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기업의 각종 애로해소와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전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오 시장은 상공회의소 구 회장이 건의한 양산의 부족한 산업용지 확충 요청에 대해 웅상읍 용당리 일원에 조성 계획 중인 11만5천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토지공사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 오는 12월경 산업단지 지구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며, 지역 상공인들의 추가 건의가 있을시 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오 시장은 또 교통정체가 심한 고려제강(주)~유산파출소간 가변차선제 운영을 위한 조기공사 요청에 대해 가로수 및 지장 전주 이설협의 등으로 공사가 다소 지연되었다며 장마가 끝나는 대로 공사를 본격화하고 일요일과 야간작업까지 해서라도 조기 마무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양산IC 이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행정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는 시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체 후견인제'에 대한 설명도 이뤄져 참석한 상공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취임 한 달을 보낸 오 시장의 시정 첫 출발은 이렇듯 '삼빡'하게 지나갔다. 게 중에는 13일 밝혀진 유산과 어곡공단의 교통소통 대책처럼 이미 구체적인 추진과정에 들어간 것도 있어 오 시장이 지난 선거기간 동안 줄곧 다짐해온 '세일즈 시장'으로서의 활약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지면 양산이 크게 바뀌고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런 움직임이 취임 초기의 '반짝 행보'가 아닌, 임기 내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동안의 민선 시장에 대해 불신과 실망이 컸던데 반해, 신임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신뢰가 각별하다. 그런 만큼 오 시장의 어깨도 여간 무겁지 않으려니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