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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교단일기] 놀면서 공부하기..
사회

[교단일기] 놀면서 공부하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07/30 00:00 수정 2004.07.30 00:00

 평소, 아이들이 '선생님, 공부는 어떻게 하면 됩니까?'라고 물을 때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다. 시험 기간이면 이 말을 더 강조한다. 이렇게 모순된 말을 하는 것은 시험에 대한 지나친 긴장과 불안으로 굳어 있는 아이들의 표정을 바꾸기 위한 말이 아니다.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 대답을 들은 아이들은 시큰둥하다. 자기들은 선생에게 진지하게 물었으니, 선생도 진지하게 대답할 줄 알았는데, 너무나 단순하고 장난같이 쉽게 대답하니 말이다. 이렇게 실망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덧붙여서 이런 말을 한다.
 
 "어떤 사람이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고 책을 썼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공부가 제일 즐겁고 재미있어요'라고 하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러니 공부가 즐겁고 재미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잘 놀아야 한다."
 
 요즘처럼 불볕더위에 공부하기 위해서는 잘 노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 같다. 방학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위한 것도 있을 것이다. 방학이 되면 으레 계획을 세우라고 한다. 그 계획표를 보면 공부하겠다는 계획은 나와 있지만 어떻게 잘 놀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없다. 아이들에게 방학 계획표를 어떻게 짜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공부하는 것을 중심으로 짠다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 놀 것인가에 대한 계획도 짜느냐고 물으면 특별한 대답이 없다. 노는 시간을 아깝게만 생각하여 잘 놀기 위한 계획은 없는 것이다. 그러니 현실성이 없는 '공부만 하는 계획'을 세우게 되고, 실천하기 어려운 계획이 되는 것이다.
 
 노는 것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건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것 같다. 더욱이 주5일제 근무가 논의되고 있는 마당에 이에 대한 논의는 좀더 공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부모와 자식 간에 함께 잘 놀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필요하다. 어른들이 유치해질 필요가 있다. 놀 거리가 없다고 고민이 된다면, 아이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놀 거리 찾기 브레인스토밍'을 해 보면 어떨까 싶다. 백지 한 장을 놓고 함께 놀 수 있는 놀이를 생각이 나지 않을 때까지 적어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서로 일치하는 것을 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며칠 전, 어느 학부모님을 만났는데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충수업 기간이지만,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하려고 하는데 괜찮겠습니까?"
 "예, 잘 놀다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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