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민신문 창간 1주년을 축하한다. '풀뿌리지역신문'을 모토로 내세우면서 지난해 8월 23일 출범한 이후 1년간의 역정은 매우 험난했다. 전국지와 부산에서 발행되는 광역지가 우세한 가운데 유료 독자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지역에 기반한 대규모 광고주도 찾기 어려웠다. 취재 과정에서도 시청과 행정기관으로부터 전폭적인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밝은 전통을 계승하며, 시민이 함께하는 공동체를 형성하겠다는 지역언론의 정신이 있었던 까닭에 어려움을 이겨냈다.
시민들은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시원한 기사를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신문을 찾았다. 충분한 보수가 주어지진 않았지만, 제대로 된 신문이 필요하고 또 그러한 신문을 기필코 만들겠다는 뜻으로 뭉친 기자와 제작 인력이 자리를 지켰다. 중소기업의 경영인들과 지역사회의 지도층들도 필자와 구독자 그리고 광고주로 참여하면서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시청과 행정관서의 공무원도 시민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아울러 시민의 따끔한 지적을 마다 않겠다는 취지에서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양산시민신문은 스스로 내세운 시민의 신문으로 우뚝 섰고, 새로 신문 사업에 참여하는 이들의 도움으로 다시금 도약의 길을 출발할 수 있게 됐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주요한 문제의 하나로 지역 불균형 발전을 들 수 있다.
수도권중심의 발전이 1960년대 이후 본격화하면서, 지역 경제의 비중은 점차 하락하고, 성장기반이 약화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분권, 지역균형발전, 행정수도이전 등 3대 특별법은 지역의 어려운 사정을 인식하고, 새롭게 대책을 마련한 점에서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역 스스로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자생적인 발전 여건을 구축해야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역신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지역신문은 지역사회의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숨어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궁극적으로 지역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출범 1년을 맞는 양산시민신문이 지향해야할 바로 다음 세 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 지역사회 민주주의의 동반자가 되어달라는 것이다. 지난 4월 실시된 17대 국회의원선거와 6월의 양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양산시민신문은 토론회를 개최하고, 자세한 선거 관련 정보를 제공한 바 있다. 더욱이 이번 선거법은 후보자의 개별 유세를 제한하고, 방송과 신문을 이용한 미디어선거를 지향했다. 따라서 양산시민신문은 향후 선거 시기에 시민의 투표에 필수적인 정확하고 풍부한 후보자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평소에는 당선된 국회의원과 시장의 활동을 소개하고, 평가하고, 감시함으로써 건강한 양산시의 발전을 기하고,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둘째, 지역사회 경제 발전의 촉진자가 되어달라는 것이다. 최근 고유가와 내수부진 등으로 인해 경제가 어렵고, 지역의 생산과 소비도 눈에 띄게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양산시민신문은 지역의 산업이 발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지역의 경제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도록 격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상품의 마케팅, 그리고 시민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소비문화 차원에서 유익한 경제 정보를 제공하는데 힘써야 한다.
셋째, 지역시민의 적극적인 사회활동과 풍요로운 문화생활의 후원자가 되어달라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시민의 만족도는 봉사활동이나 자선활동 또는 특정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추구하는 다양한 사회단체에 참여함으로써 제고된다. 또한 공연예술을 관람하거나 스스로 예술작품을 제작함으로써 미적 성취감을 누리고, 타인과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사회 및 문화 분야에서 신문은 적극적인 행사 소개와 관련 이벤트의 공동 개최 또는 산파 역할을 통해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지역신문은 이처럼 지역사회의 유지와 발전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다시 말해 지역신문이 어느 정도의 수준이고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따라서 지역사회의 미래가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어려운 현실은 지역언론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신문의 주요 수입원인 광고료와 구독료의 비중에서 조선, 중앙, 동아 등 3대 일간지가 80% 내외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지역에 있는 일간신문의 사정이 어렵고, 양산시민신문과 같이 매주 발행되는 신문은 더욱 어려운 조건에서 언론의 사명을 구현하기 위해 힘든 길을 걸어가고 있다. 최근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경영과 편집이 독립적인 지역신문을 대상으로 지원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이다. 그렇지만 지역신문의 주인은 지역사회의 시민과 경제인, 정치인, 문화인 등이다. 따라서 이들 주인들이 적극적으로 신문을 구독하고, 기고하고, 관심을 보내야 한다. 그럴 때, 지역신문의 성장과 지역사회의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