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알의 대추도 저절로 영글지는 못하듯이, 우리 고장 양산에 풀뿌리지역신문이 하나 나서 그것이 크고 자라는 데도 스산한 바람 부는 날과 무서리 치는 몇 밤이 지나야 했었고, 천둥치고 번개 치는 여러 날이 스쳐가야 했었다.
양산의 풀뿌리지역신문인 <양산시민신문>. 창간준비 1, 2호에 이어 창간호를 내고 첫 출발을 한 때가 엊그제 일 같은데, 그로부터 어느새 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되돌아보니, 양산시민신문의 지난 1년은 참으로 고달프고 힘겨운 나날이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우리가 쓰러지려할 때 우리의 손을 잡아주고, 우리가 주저앉으려 할 때 우리를 부둥켜안아준 고마운 이웃들이 있었다. 이렇듯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에 동행이 되어준 소중한 이웃들이 있어 모든 시련과 고난을 견디기가 한결 수월했다.
이제 첫돌을 맞아 한 살이라는 나이테 하나를 두르게 된 우리 고장 양산의 풀뿌리지역신문인 양산시민신문의 지난 삼백 예순 닷새 발자취를 짚어보고자 한다.
"양산의 삶과 꿈을 담겠습니다"
2003년 7월 23일, 양산시민신문 창간준비 1호가 나왔다. 이는 양산에 새로운 지역언론문화운동이 펼쳐진다는 첫 신호탄이었다.
"양산의 삶과 꿈을 담겠습니다"란 타이틀을 달고 얼굴을 내민 창간준비 1호에 많은 시민들의 정겨운 눈길이 쏠렸다. 곧 이어 8월 8일에 창간준비 2호를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창간호 발행체제에 들어갔다.
창간호 탄생
8월 23일, 마침내 양산의 풀뿌리지역신문인 <양산시민신문>창간호가 나왔다. '바른목소리, 충실한 보도, 함께하는 지역정론'을 다짐하며, 시민과 함께하는 시민의 신문으로 탄생한 이 새로운 지역신문에 지역의 여론주도층과 뜻있는 시민들의 환호와 격려가 이어졌다.
창간 축하 음악회
창간호가 발간된 날 저녁 5시, 양산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양산시민신문 창간 축하 음악회가 열렸다.
1부, 양산을 사랑하는 예술단(박은익 재즈 4중주, 홍성모, 최대호)의 공연에 이어 2부, 흙과 바람의 소리에서 '생태가수' 한치영, '흙피리 소년' 한태주 부자가 노래와 오카리나 연주로 양산시민들을 매료시켰다. 이날 음악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창간축하음악회가 풀뿌리지역신문의 첫 출발과 매우 잘 어울렸다고 입을 모았다.
창간기념식
8월 29일 오후 6시 30분, 양산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양산시민신문 창간기념식>이 열렸다. 당시 시장권한대행이었던 신희범 부시장을 비롯한 관내 각기관장, 시민사회단체 대표, 양산시민신문 발기인, 독자, 시민 등 300여명의 축하객이 자리를 함께해 우리 고장에서 새로운 언론운동을 펼치려는 새 풀뿌리지역신문의 첫 출발을 축하해 주었다.
태풍 '매미' 원동면 강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월 12일 밤, 경남전역을 휩쓴 제14호 태풍 '매미'가 우리 고장 원동면 일대를 강타해 원동면 화제리의 황모(84)할머니가 자신의 집 슬레이트지붕에 깔려 숨지고, 용당들녘이 물바다가 되면서 딸기 시설하우스 재배단지 85ha 등 농경지 128ha가 물에 잠겼다.
본보는 13일과 일요일인 14일에도 전 직원이 출근, 피해현장을 찾아 피해상황 및 복구작업 등, 태풍관련 취재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팔순 노병, 53년만의 귀향
6·25 전쟁 때 중공군에 포로가 된 뒤 전향을 거부해 국군포로로 장기간 북한에서 억류생활을 해온 양산출신의 국군 이등병 이재학 옹이 팔순 노령으로 목숨을 건 탈북을 감행, 고향 양산으로 돌아온 사실을 본지가 특종보도했다. 특히 본지는 9월 8일, 이 옹의 아들인 양산시의회 이부건 의원의 자택에서 이 옹을 직접 만나 단독 인터뷰를 했다. 또한 이 옹의 모교인 웅상초등학교에서 입수한 빛바랜 졸업식 사진 두 장을 본보 지면에 소개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 특별 인터뷰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인터뷰는 본보 양산시민신문을 포함한 전국의 풀뿌리지역신문 30개사의 공동체인 '바른지역언론연대'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는데 노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지방분권 추진과제와 추진방안에 대해 세부적인 방향 및 계획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본보는 바른지역언론연대 회원사간의 합의에 따라 본보 11월 29일자(14호) 1면과 2, 3면에 노대통령 인터뷰 전문을 게재했다.
조류독감, 양산도 덮쳐
2003년 12월 12일 충북 음성군에서 처음 발생한 조류독감이 해를 넘긴 2004년 1월에 우리시 양계농장을 덮쳤다. 이에 따라 본보는 조류독감 발생 초기부터 양계농가에 산란계가 재입식된 4월말 이후 5월까지 해당 농가의 피해상황과 복구대책, 각계각층의 복구지원 활동 등을 집중 취재, 보도했다.
특히 사설과 기사를 통해 익힌 닭고기의 안전성을 집중 알려 닭고기 소비촉진을 유도하고, 관내 닭요리 관련 230여개 업소의 광고를 여러 차례 무료로 게재함으로써 나름대로 조류독감 파동으로 뜻하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는 이웃의 아픔과 시름을 달랬다.
2004 선택! 제17대 총선기획팀 발족
새해 들어 지역정가도 4.15 총선열기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본보는 1월 중순 총선기획팀을 발족시키고, 1월 31일자(21호)에 '양산 표밭을 일구는 사람들'이라는 타이틀로 총선관련 첫 기사를 내보내면서 총선이 끝난 4월 15일 이후까지 후보자 동정, 후보자 인터뷰, 여론탐색, 후보자 질의응답, 판세분석 등 선거관련 사항을 집중 취재 보도했다. 총선의 대장정이 막을 내린 뒤에는 곧 바로 시장 보궐선거 체제로 이어졌다.
후보자 초청토론회 개최
총선 열기가 한창 뜨겁던 4월 3일, 양산시청 대회의실에서 가졌던 본사 주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 양산지역 입후보자 초청토론회>는 우리 지역에서는 일찍이 가진 바 없던 사상 초유의 '공직선거 출마자 토론회'로 총선 후보자나 유권자 모두에게 매우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이 토론회는 본보 4월 9일자(31호)에 토론회 전 내용이 가감없이 게재되고, 본사 홈페이지와 아이양상.net 홈페이지에 동영상이 띄워졌다. 또한 지역의 인터넷 중계매체인 ycn-tv 채널을 이용, 4월 9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각 가정에 방영됐다.
한편, 이에 앞선 3월 12일에는 곽평호씨 등 유권자 5분을 본사 회의실로 초청, '유권자 토론회'를 가졌다. 이 토론회는 3월 20일자(28호)에 보도됐다.
시민기자 연수회 - "우리고장 소식, 시민기자가 알려드립니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활동해 오던 본사 시민기자들이 7월 10일 오후 3시, 양산문화원 강당에서 '제1기 양산시민신문 연수회'란 이름으로 자리를 함께했다.
'우리고장 소식, 시민기자가 알려드립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만나 '지역언론과 시민기자의 역할', '기사작성법' 등의 강의를 경청한 30여명의 시민기자들은 가슴가득 지역풀뿌리신문의 시민기자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품고 저마다 지역 언론문화창달의 첨병이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한편, 양산지역 정보사이트인 <아이양산.net>과 양산시민신문이 기사 및 정보공유 제휴를 맺고 인터넷신문인 '시민매거진'을 공동제작키로 협약했다. 이를 통해 종이신문인 양산시민신문이 발간되기 전이라도 양산지역 뉴스가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될 수 있게 되었다.
양산시민신문의 지면을 빛낸 기획ㆍ연재물
창간 초기부터 중앙일간지나 지방일간지들이 커버하기 어려운 영역에 대한 지역신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 온 양산시민신문은 지역현안에 대한 특집기획기사와 각종 연재물 발굴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들 기획ㆍ연재물 중, 특히 독자들의 호평을 받았던 기사들을 되짚어 본다.
[문화초대석]
우리 고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ㆍ예술계 인사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예술, 양산 문화ㆍ예술의 현주소와 미래전망을 들어본 [문화초대석]이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양산에 살면서 묵묵히 지역 문화의 텃밭을 일구고 있는 문화ㆍ예술인들을 시민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시민들로 하여금 양산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지니게 하고 양산에 대한 애착과 시민의식을 고양시키려는 의도로 기획된 [문화초대석]에 그동안 소개된 문화ㆍ예술인들은 모두 23분이다.
[고향사람]
양산을 떠나 있으면서도 변함없는 고향사랑을 지니고 계신 분, 의미 있고 뜻 깊은 삶을 살면서 양산인로서의 긍지를 드높이고 계신 분, 특정한 분야에서 성공적인 업적을 이룩한 출향인사들을 지면에 소개한 [고향사람]도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를 통해 양산시민들은 자랑스러운 고향사람들을 보면서 양산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아울러 출향인사들은 다시금 고향사랑의 불꽃을 피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들은 기획물이었다.
[우리마을]
우리 고장 9개 읍면동의 마을들을 집중 취재, 마을의 유래와 문화유적, 전설, 인물, 마을 주민들의 세상사는 이야기를 담아낸 [우리마을] 코너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시민만평]
시사만화가 천명기씨의 촌철살인의 만평, [시민만평]은 전국 지역신문 중 가장 수준 높은 만평이라는 평가를 듣는 가운데 본지의 품격을 한층 끌어 올려 주었다.
[시가 있는 마을]
시인이자 보광고 국어교사인 문학철 선생이 매주 빠짐없이 좋은 시 한 두 편과 그에 따른 맛깔스럽고 웅숭깊은 뜻이 담긴 시평과 해설을 실어, 본지의 지면에 빛을 더해 주었다.
[교육관련 기획물-기타]
학교소개, 교단일기, 교육현안 칼럼, 교육현장 동정, 청소년활동 등 교육 청소년 관련 기사와 교육전문가의 외부 기고문을 통해 양산교육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양산교육이 나아갈 바를 제시했다. 이밖에도 시민의 건강상식을 돕기 위한 [의료칼럼], 유익한 독서정보 코너인 [책과 더불어], 영화소개 코너인 [영화마을]도 지난 1년간 양산시민신문을 장식해 온 연재물이었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