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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가자, 가서 뛰고 놀자! 제18회 삽량문화제가 손짓한다..
사회

가자, 가서 뛰고 놀자! 제18회 삽량문화제가 손짓한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09/23 00:00 수정 2004.09.23 00:00

 옛 삽량주를 오늘에 이르기를 양산이라 하니,
 삽량의 후예들 다 오시라.
 와서, 모여 더불어 춤추고 노래하세.
 예서 대대로 누리고 살아온 이만 삽량의 후예던가.
 엊그제 온 이들이나, 예서 산지 5년, 10년밖에 안 된 이라도
 오늘 예서 둥지 틀고 살면 양산사람이거늘,
 너와 나, 우리 모두 삽량의 후예들.
 열여덟 번째 맞는 '삽량문화제'에 다들 와서
 양산의 오늘을 노래하고, 양산의 내일을 꿈꾸세나.
 
 10월 2일과 3일, 제18회 삽량문화제가 양산벌을 뜨겁게 달군다.
 1986년 시월에 시작된 삽량문화제는 2002년 17회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치러오다가 지난해에 한 차례 쉬고 올해 그 열여덟 번째 잔치판을 차리게 된 것이다.
 지난해에 한 차례 쉬었던 만큼 올해는 준비도 세심하게 했고 내용도 알차다. 규모는 문화행사 44종목, 체육행사 11종목을 합쳐 모두 55종목.
 
 '화합과 번영'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문화제는 '만고충신 박제상 행차재현'으로 여는 <사전행사>와 '양산사찰학춤'과 '양산시립예술단' 공연으로 이어지는 <개막식ㆍ공식행사>, 그리고 옛날 낙동강 나루터에서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의식에서 유래된 '원동 가야진용신제'와 농경시대 생활상을 재구성한 '웅상 농청장원놀이' 등 지역의 무형문화재 공연을 중심으로 엮어지는 <문화행사> 및 <폐막식>이 《공식행사》이고, 이밖에도 각종 《부대행사》와 《체육행사》로 크게 나누어진다.
 
 특히 이번 문화제에서는 양산 출신 성악가 엄정행 경희대 교수의 업적을 기리는 <제2회 엄정행 전국학생성악콩쿠르>와 양산이 낳은 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의 '고향의 봄'을 주제로 한 <제1회 전국청소년 오케스트라축제> 등 전국 규모의 행사도 개최된다.
 음협 양산지부(지부장 박우진) 주관으로 지난해에 첫 대회를 연 <엄정행 전국학생성악콩쿠르>는 평소 성악에 관심과 재능을 가진 음악 꿈나무들에게 무대경험과 자기표현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기량이 뛰어난 인재를 발굴 육성 하는 등 음악교육의 발전과 지역문화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행사.
 올해 처음 갖는 <전국청소년 오케스트라축제>도 눈길을 끈다. 강원도 삼척, 경기도 성남ㆍ 동두천ㆍ평택, 대전, 대구, 부산, 그리고 양산 등 전국의 8개 유스오케스트라가 참가하는 이 대회는 청소년오케스트라대회로는 전국에서 최초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양산문화원 부설 '양산유스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이번 축제의 대회본부장을 맡은 김종진씨는 "청소년 오케스트라축제를 통해 지역의 문화 인프라 구축과 양산의 지명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축제를 준비하는 소회를 밝혔다.
 또 엄정행, 이동원, 곽신형, 박상민, 샤크라, 혜령 등이 출연하는 <열린음악회>와 육상과 축구, 단축 마라톤 등 10종류의 <체육행사> 그리고 백일장, 휘호대회, 사생대회, 지역 농축특산물시식, 도자기 만들기 등 20여개의 <부대행사>도 다채롭게 마련돼 있어 참가하는 시민들의 눈과 귀와 입, 그리고 마음을 두루 즐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 여기서 잠깐 양산문화의 모태인 삽량문화를 더듬어 올라가 보자.
 삽량이란 저 멀리 아득한 1,600여년전, 신라 눌지왕 2년(서기 418년)부터 경덕왕 16년(서기 757년)까지의 340여년간 불려온 양산의 옛 이름이다.
 삽량은 당시 신라 수도인 경주를 에워싼 경남북의 중동부 지역을 관장 하였고, 여기에서 발아한 삽량문화는 지난날 그리도 찬란했던 천년신라문화를 꽃피우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영남문화의 텃밭이었으니, 예로부터 시인 묵객들은 삽량주의 풍광을 절창의 노래로 읊조리고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 그리하여 세인들은 삽량, 곧 양산을 일러 소금강(小金剛)이라 불렀다 하지 않던가.
 이런 삽량문화의 연원을 짚어 오르면서 우리는 또 박제상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오늘의 삽량문화제가 대아찬 충렬공 관설당 박제상공이 보여준 충효정신과 불교의 자비정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박제상공을 비롯한 선현들의 고유한 문화유산을 가꾸고 다듬어서 계승하며 이를 통해 겨레문화 중흥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바이다.
 
 박제상공은 신라시조 박혁거세의 후예로 신라 파사왕의 6세손이다. 내물왕 8년(363)에 양주 효충마을에서 태어났으니 아버지는 물품 파진찬이며 삽량주의 간으로 있을 때 지혜와 용맹으로 이름을 떨쳤다. 박제상은 눌지왕 즉위 후 고구려와 일본에 볼모로 잡혀있던 왕의 두 아우를 구출하고자, 먼저 고구려에 가 있던 복호를 구출해 귀국시킨 후, 일본으로 건너가 미사흔을 구출해 내었으나 자신은 일본에 잡혀 심한 고문 끝에 불에 타 죽었다.
 이때 박제상의 부인 김씨는 두 딸을 데리고 치술령에 올라 일본에 간 남편을 기다리다 죽으니 그 몸은 돌로 변하여 망부석이 되고, 그 영혼은 새가 되어 날아가 숨은 곳이 은을암이라 한다. 그 후 왕은 박제상의 딸을 미사흔의 부인으로 삼고 박제상에게는 대아찬을 추증하고 김씨 부인은 국대부인에 추봉하였으며, 사당을 지어 그 뜻을 기리는 제를 봉행토록 했으니 박제상과 그의 아들 백결선생의 영정은 상북면 효충마을 효충사에 있다.
 이에 오늘의 삽량의 후예들은 박제상공의 뜻을 기리어 박제상 왕제구출장면을 재현하여 매년 삽량문화제 행사시 이를 극으로 시연하니 이번 제18회 삽량문화제 역시 '만고충신 박제상 행차재현'으로 막을 여는 것이다.
 
 그러기에 오늘의 양산문화의 터줏대감이라 할 양산문화원 이종관 원장은 삽량문화제 제전위원장으로서 이번 문화제를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
 "이번 문화제는 전통적 소재의 프로그램과 현대적 프로그램이 어우러져 관광 양산의 이미지를 부각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네분의 대학교수를 비롯해 시의원 네분 등 지역의 각계각층 지도급 인사 스무 두 명이 참여하는 기획단이 이미 구성돼 만반의 준비를 해 놓았으니, 아무쪼록 많은 시민들이 오셔서 함께 즐기시고 마음껏 신명을 풀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렇다. 제전위원장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양산에 사는 양산사람일진대, 우리를 위해 차려진 잔치판을 어찌 외면할 소냐. 열일 다 제쳐두고 잔치가 벌어지는 잔치마당으로 달려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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