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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삽량문화제 특집] '제18회 삽량문화제' 양산의 가을을..
사회

[삽량문화제 특집] '제18회 삽량문화제' 양산의 가을을 열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10/08 00:00 수정 2004.10.08 00:00
제18회 삽량문화제의 발자취를 따라 - 눈도 즐겁고 귀도 즐겁고 마음도 즐겁고ㆍㆍㆍ 행사진행 미흡했어도 열기는 충천

 우리 고장의 전통 문화축제인 '삽량문화제'가 막을 내렸다. 2년만에 열리는 시민축제여서 어느때보다도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컸던 이번 삽량문화제.
 본사 특별취재팀은 개막부터 폐막까지 문화제의 각 행사장을 돌며 문화제의 전 과정을 취재했다.
 다시 보는 '제18회 삽량문화제'.
 양산벌을 뜨겁게 달구었던 삽량문화제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다.
 
 위쪽 지방은 한파주의보가 내렸다지만, 다행히 양산은 전형적인 가을 날씨여서 시민들의 행사장 나들이를 수월케 했다.
 공식행사 개막식에 앞서 펼쳐진 '사전행사'는 왕(눌지왕)의 동생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던진 신라시대의 충신이자 대표적 양산의 인물인 충렬공 관설당 박제상공 행차재현으로 시작됐다. 화려한 옛 의상으로 당시의 인물을 묘사한 행차행렬(출연:양주중)이 행사장을 한 바퀴 돌아 중앙으로 나오면서 지난 역사를 재연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만고충신의 충절을 마음에 새기며 옷깃을 여미게도 했다. 그 뒤를 뒤따른 사물놀이는 그 자리에 함께한 시민들의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했다.
 여기서 잠깐 발길을 전시행사장으로 돌려보자.
 그림전시, 사진전시, 꽃꽃이전시 등 여러 볼거리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50년대 양산마을 풍경. 면사무소 등 옛 양산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보는 이들을 잠시 50년 전의 역사 속으로 데려다 주었다. 어린이들은 옛 양산의 모습이 믿어지지 않는 듯 놀라워했고 어르신들은 아련한 옛 추억이 떠오르는지 지그시 눈을 감기도 했다.
 전시행사장 바깥에 있는 체험행사장은 사람들이 가장 북적거리는 곳. 제일고 학생들이 얼굴에 귀여운 그림을 그려주는 페이스페인팅 코너에는 아이들이 몰려들어 서로 자신의 얼굴에 그림을 그려달라고 야단이었다. 개구쟁이들을 달래가며 그림을 그려주는 학생들의 얼굴에는 연신 환한 미소가 걸리고.
 '전통도자기 현장체험 코너'에는 아이에게 큰 소리 치며 멋지게 도자기를 만들겠다고 한 아빠가 이상한 모양의 도자기가 나오자 무안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거렸고 아이는 '그것도 못 만드냐'는 듯 헤실헤실 웃어댔다.
 바로 옆은 우리 '축산물 시식코너'.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우리 축산 농가를 살리기 위해 준비된 행사로 우유와 고기 등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며 앞으로 국산 농ㆍ축산물을 이용해 주길 호소하고 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준비한 '먹거리장터'. 상인들은 해거름이 되어 밀려오는 손님들을 받느라고 손놀림이 한층 바빠졌다.
 삽량문화제 첫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각종 공연. 부드럽게 선을 그려가며 너풀대는 '양산사찰 학춤'의 춤사위에 홀린 듯 관객들은 눈을 떼지 못하고, '양산시립합창단'의 아름다운 화음과 '시립관악단'의 관객을 압도하는 웅장한 음악에 시민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문화마을 들소리'가 천지개벽이라는 주제로 펼친 대북공연은 가슴 속 깊은 곳까지 전해 오는 북소리의 진동과 도저히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손놀림으로 사람들의 입에서 연신 탄성이 터져 나오게 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삽량문화제의 열기가 달아오르는 가 싶을 즈음, 삽량문화제를 성원하기 위해 찾아온 안팎의 손님들에 대한 소개와 축시, 축사가 이어지고 마침내 시민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화합과 번영의 열린 음악회'가 열렸다.
 이 무대를 통해 양산이 낳은 세계적 성악가 엄정행 교수를 만나는 것은 양산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기쁨이었고 향수로 유명한 가수 이동원의 무대도 반가웠다.
 드디어 어린아이, 청소년, 어른 너나 할 것 없이 기다리던 순서, 가수들의 신나는 축하무대가 이어졌다. 여성댄스그룹 샤크라가 나오자 청소년들의 환호성이 행사장을 마구 흔들어 놓는가 싶더니, 양산 제일고 출신 가수 혜령이 나오자 그 환호성은 극에 달했다. 혜령의 감미로운 R&B 음악이 끝나고 가수공연을 마지막으로 장식한 가수는 박상민이었다. 첫 노래가 끝나자마자 앵콜을 외치는 시민들을 보며 “아니, 이제 노래 한 곡 불렀는데 벌써 앵콜을 외치면 어떡합니까!” 라는 너스레를 떨어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가수공연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밀려들었고 일부 학생들은 가수를 보기 위해 컨테이너 위에까지 올라가는 극성을 보였다. 그렇게 첫째 날의 삽량문화제 공식행사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화려한 불꽃놀이가 어두운 밤하늘을 밝게 비추어 주며 내일의 축제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삽량문화제 둘째 날부터는 체육행사가 열렸다. 축구, 배구, 테니스, 탁구, 배구, 게이트 볼 등 많은 체육경기가 펼쳐졌다. 경기가 있는 곳마다 각 읍, 면, 동 별로 자신의 마을을 응원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체육행사 중에서도 특히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진행된 태권도, 씨름 등이 시민들의 가장 큰 호응을 받았다.
 주경기장 밖에서 열린 태권도 겨루기 장에는 긴장감 넘치는 겨루기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이 이미 자리를 차지해 둘러싸고 있어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없었다.
 그리고 공연장 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는 씨름장에는 거구의 역사들이 자신들의 힘을 뽐내며 상대의 샅바를 부여잡고 모래바닥으로 넘어뜨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커다란 덩치의 역사들이 넘어갈 때마다 시민들의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곳저곳 분주히 쫓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문화제의 끝자락이다. 폐막식을 끝으로 10월 2, 3일 이틀간에 걸쳐 진행된 '제18회 삽량문화제'의 공식 일정이 모두 끝났다.
 이번 삽량문화제는 찾아온 시민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기는 했지만 한편으론 아쉬웠던 점도 많았다.
 우선 체육경기 등과 같은 행사들을 무리하게 같이함으로써 행사시간표에 적힌 시간대로 진행되지 않아 시민들을 기다리다 지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행사들도 상당수 있어 질 높은 문화행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
 또 먹거리 장터는 그렇다 쳐도 따로 읍, 면, 동별로 먹고 마시는 자리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시민들이 오가는 통로에서도 제대로 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자리를 깔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생기는 등 문화제라고 하기에는 너무 난잡한 모습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잘된 점은 잘된 대로, 미숙했던 점은 또 그런대로 되짚어 보면서 내년의 문화제는 양산의 정체성이 확실하게 자리 잡히는 문화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본사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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