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올바로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을 제대로 읽는 것 또한 쓰는 문제 못지않게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바로 쓰기 위해서는 애를 쓰는 편이지만, 이를 바르게 소리 내 읽는 데는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은 교육을 꽤 많이 받은 사람들조차 우리말을 일쑤 엉터리로 발음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럼, 우리 고장의 옛 이름이라는 '삽량'을 읽어 보자.
혹 [사뱡]으로 읽히지는 않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삽량'을 [사뱡]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이는 '납량'을 [나뱡]으로 소리 내어서는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우리네 말살이 속에서 이와 관련된 발음법을 잘 모르고 있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이번에 '제18회 삽량문화제'를 취재하기 위해 만난 사람들 가운데도 '삽량'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심지어는 문화제 관련 인사들이나 교직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도 '삽량문화제'를 '사뱡문화제'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삽량'과 '납량'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우리말 '표준발음법(제5장 제19항)'을 보면, <받침 'ㅁ, ㅇ' 이나 'ㄱ, ㅂ' 뒤에 연결되는 'ㄹ'은 [ㄴ]으로 발음한다>로 되어있다.
이 발음법대로 소리를 내자면, '삽량'의 '량'이나 '납량'의 '량'은 '냥'으로 읽혀야 한다. 그런데 받침 'ㄱ, ㅂ' 뒤에서 'ㄹ'은 [ㄴ]으로 발음되면서, 이 [ㄴ] 때문에 받침 'ㄱ, ㅂ'은 다시 [ㅇ, ㅁ]으로 역행 동화되어 발음되기 때문에 '삽'과 '납'의 받침 [ㅂ]은 [ㅁ]이 된다. 따라서 '삽량'은 [삼냥], '납량'은 [남냥]으로 소리 내어야 올바르게 읽은 것이 된다.
다음의 경우를 살펴보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받침 'ㅁ, ㅇ' 뒤에 연결되는 'ㄹ'의 경우.
담력[담녁] 침략[침냑] 강릉[강능] 항로[항노] 대통령[대통녕]
△받침 'ㄱ, ㅂ' 뒤에 연결되는 'ㄹ'의 경우.
막론[망논] 백리[뱅니] 협력[혐녁] 법랑[범낭] 십리[심니]
<교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