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매요 김정보의 한자 이야기] <於의 쓰임새> 於焉(어언)..
사회

[매요 김정보의 한자 이야기] <於의 쓰임새> 於焉(어언), 於中間(어중간), 於此彼(어차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10/08 00:00 수정 2004.10.08 00:00

 '어중간'하다는 건 사람을 참 불편하게 한다.
 전철 안에서 어중간한 빈 자리에 어중간하게 끼어 앉을 때, 끼니 전 어중간하게 뭘 먹었을 때, 잠을 자더라도 어중간하게 자고 일어나면 안잔 것만 못할 때가 많고, 다급한 노크 소리에 [큰놈]을 어중간하게 끊어 버리고 나왔을 때의 그 불편함이란!
 온갖 난리 속에서 치른 총선이 끝난 지도 '어언' 여섯 달이 흘렀다.
 어렵게 과반 여당이 된 만큼 뭔가 확실히 해 줄 거란 기대도 있었는데, 이 사람들 참 '어중간'하다 싶어 불편할 때가 많다. 특히 친일진상규명법과 국가보안법을 처리하는 모습이 그렇다.
 개혁입법을 한다고 소리는 뻥뻥 치더니, 이리미락 저리미락 하다가 두 법안의 처리를 또 10월 말로 미루었단다. '어중간'하기 짝이 없게도!
 개혁 입법을 미룬다고 민생경제가 금방 살아 날 것도 아니고 합의점이 찾아 질 일도 아닐 텐데. 더욱이 친일진상규명법이나 국보법 같이 찬반이 명확히 갈리는 것들은 '어중간'하게 미룰수록 논의만 무성해져 국론은 더욱 분열 될 것인데.
 '어차피' 통과 시키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국보법은 유엔에서도 강력히 폐지를 권고한 마당이고, 백년도 안 된 뒤틀린 역사를 친일진상규명법으로 바로 잡지 않고서야, 중국이 뒤트는 천년도 넘은 고구려의 역사는 무슨 수로 찾아오겠느냔 말이다.
 광복도 '어언' 60년, 물살이 거칠다고 '어중간'하게 발목만 담그고 서서 망설일 건가. 역사의 가는 길에 '어차피' 건너야 할 거친 물살이라면 과감히 건너라. 남은 지지자들마저 잃어버리기 전에.
 
※ 於 : 어조사 어, ~에, ~에서, ~보다로 쓰인다.
※ 於焉 : 於焉間의 준말. :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어느 듯.
※ 於中間 : 이러기도 저러기도 맞지 않는 엉거주춤한 상태.
※ 於此彼 : 於此於彼의 준말.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