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가 시의회에 요구한 추경예산을 의회가 대폭삭감한데 대해 시 집행부가 언론을 통해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데 이어 이번에는 시의회가 시의회 홈페이지에 '추경예산에 대한 심의결과'를 공지해 추경삭감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의회는 이 심의결과 공지를 통해 "의회의 예산승인에 대하여 위반사항이 있다면 지방자치법 제98조 제1항, 제99조 제1항 및 제118조 제3항에 의하여 재의 요구를 할 수 있는데도 집행부는 이런 법적 절차는 무시하고 언론을 앞세워 '시 길들이기', '시정 발목 잡기' 등의 용어들을 써가며 집행부와 의회와의 감정대립을 부추기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라며 집행부를 성토하고 있다.
아울러 19일부터 임시회를 개최, 시정질문을 벌이기로 하는 등 집행부에 대한 언짢은 심사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집행부나 시의회 모두 감정적 대립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처럼 집행부와 의회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볼썽사납기 이를 데 없다.
이런 가운데 항간에는 '시장이 같은 선출직인 시의원을 대우하지 않고 무시한다'느니 '시의원들이 시장을 제대로 길들이기 위해 잔뜩 벼르고 있다'는 등의 갖가지 뜬소문이 무성하다.
그런 소문들이 사실이든 아니든 좁은 지역사회 안에 이와 같은 잡음이 일고 있다는 것은 매우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양측 사이에 소통의 통로가 닫혀있는 데 있는 것 같다. 이번 사태도 서로가 머리를 맞대고 가슴을 열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 양산은 최근 지나친 부동산 가격상승과 이에 따른 기업체 유치저조, 투기지역지정 등 각종 악재들이 시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터라, 그 어느 때 보다도 시와 의회가 굳게 손잡고 난관 극복에 매진해야 할 때다.
따라서 시와 의회는 지금처럼 장외에서 제 각각 상대를 비난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서로 만나 꼬인 매듭을 풀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우리가 보기에는 집행부는 그저 '불쑥 내밀고' 의회는 그냥 '뭉텅 잘라버린'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집행부는 행여 추경예산편성에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무리한 편성을 하지는 않았는지, 지방자치단체를 감시 감독하는 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무시한 점은 없었는지를 깊이 반성해 볼 일이다.
시의회 또한 삭감한 예산 중에 시급히 집행해야할 요긴한 예산은 없었는지, 주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예산은 없었는지를 곰곰이 짚어보아야 할 것이다.
소모적인 '기 싸움'은 이쯤에서 멈추고 양측 모두 세련되고 성숙한 자세로 문제해결에 임해주기 바란다. 양측의 갈등으로 파생되는 피해는 힘없는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점도 명심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