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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교단일기] '자발성'을 기반으로 한 교육..
사회

[교단일기] '자발성'을 기반으로 한 교육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10/15 00:00 수정 2004.10.15 00:00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말에게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이 말이 절실하게 와 닿는다. 교육의 장에서 이 말을 생각해 보면 '자발성'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학교현장에서 이러한 교육을 실현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게 실정이다. 대학 진학이라는 당면한 목표를 위해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지식 위주의 교육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자발성을 불러일으킨다는 건 한참 먼 나라의 얘기가 되어 버린다. 그래서 오죽하면 학습노동이라는 말이 생겼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러 가지로 원인을 분석할 수 있겠지만,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바람직한 교육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철저한 고민의 부족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학교는 가정의 연속이고 사회의 축소라는 생각이 들 때는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자발성을 기반으로 한 올바른 교육이 실현되려면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잘 연계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현장에서 보면 가정과 학교와 사회의 연계성이 매우 느슨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가정에서 자발성을 키워줄 수 있는 노력은 학교와 사회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다음의 이야기는 자발성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이솝우화 중 <북풍과 태양의 나그네 옷벗기기 designtimesp=8752> 이야기가 있다.
 북풍과 태양이 서로의 힘이 세다고 다투다가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시합을 했다. 먼저 북풍이 세찬 바람을 몰고 왔다. 그러자 나그네는 옷을 더욱 단단히 여몄다. 바람이 더 세게 불어 대자 추위에 못 견딘 나그네는 여분의 옷까지 모두 입었다. 크게 낙담한 북풍은 태양에게 기회를 넘겨 주었다. 태양이 아주 부드러운 빛을 내리쬐자 나그네는 여분의 옷을 벗었다. 태양이 다시 뜨거운 열기를 내뿜자 더위를 견디지 못한 나그네는 근처 강으로 달려가 나머지 옷을 모두 벗고 목욕을 하였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온화한 설득이 폭력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교육현장에서 자발성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건 분명한 결론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맥락에서 법정 스님의 <설해목 designtimesp=8756>을 이 가을에 어른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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