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뜻만 알고 쓰던 단어의 한자를 보고는 어머나! 할 때가 가끔 있다. 그러 단어들 중에 '포옹'과 '갈등'이 있었다. '포옹'에 어머나! 했던 건 내 무식함 때문인데 솔직히 나는 '포옹'이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같은 외래어인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포옹'은 외래어가 아니라 [抱擁]이었던 것이다. 이런!
그리고 '갈등'에 어마나! 한건 그 단어의 한자 쓰임새가 참 시적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뒤엉켜 헝클어진 상황을 너무나 은유적이면서도 적절하고 간결하게 [葛藤]이라고 표현해 버리다니! '난마와 같이 갈등한다.'는 말이 있는데 '난마'란 말도 문학적이다.
[亂麻](어지러울 난, 삼 마)란 뒤얽힌 삼 가닥을 말하는데 사건이나 세태가 어지럽게 뒤럭혀 있다는 뜻이다.
예로 든 단어가 좀 뭣하긴 하지만 한자로 된 단어의 표현됨이 아름답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나는 한자도 국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중국어법인 한문까지 국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고, 텔레비전, 라디오, 하다못해 빵조차 외래어란 이름을 붙여 국어 대접을 하고 있는데 하물며 수천년을 써온 한자를 단지 중국글자라 해서 국어다 아니다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자도 사랑해달라고 외치고 싶다. 배울 때 조금 힘들지만 어느 단계만 지나면 오히려 쉬워지는게 한자이고, 어릴 때부터 배우면 머리가 좋아지는게 한자다. 한자의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다.
게다가 알고 보면 얼마나 재미있다고. '포옹'이나 '갈등'처럼.
抱(안을 포)擁(안을 옹) :품에 껴안음
葛 (칡 갈) 藤(등나무 등) 1.일이 복잡하게 뒤얽혀 풀기 어려운 형편
2.견해나 이해 따위의 차이로 생기는 불화
3.마음속에 두가지 이상의 욕구들이 동시에 일어나 갈피를 못 잡고 괴로워하는 상태.
【대동상가 매곡서당 ☎.055-363-9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