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사설] 예산낭비 '덮어둘 일' 아니다..
사회

[사설] 예산낭비 '덮어둘 일' 아니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10/22 00:00 수정 2004.10.22 00:00

 우리 시가 수억 원을 쏟아 부은 '토지이용계획 전산화' 사업이 완료된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전산 발급된 서류가 한건도 없어 이 사업이 속절없이 돈만 날리고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시민들 사이에는 물론 공무원 사회에서도 적잖이 일고 있다.
 토지이용계획 확인원 서류 한 장을 받기 위해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민원인의 불편과 공무원의 업무시간이 헛되이 낭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실패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제대로 된 감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대목에서는 그저 기가 막힐 뿐이다.
 이는 계획단계에서부터 이후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을 철저하게 검토하지 않은 잘못이다. 관내 수십만 필지에 대한 자료를 입력했다 할지라도 토지이용계획 확인원이라는 서류 자체가 워낙 재산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완벽한 '검수'가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일 진대도 사업계획 단계에서 이에 대한 문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이 같은 결과를 불러왔다.
 해당 공무원의 말에 따르면 검토했다고 하지만, 검토하여 시행한 일의 결과가 이렇다면 그 또한 작은 문제가 아니다.
 또한 사업 실행전인 97년 5월 이미 건교부의 '토지정보종합망' 시행에 대한 계획이 수립되었고 다음해 2월부터 대구시 남구가 시범실시까지 들어갔음에도 양산시는 그런 사실을 모른 채 독자적으로 사업을 강행했다.
 결국 양산시도 2001년 3차 건교부 '토지정보종합망'사업에 포함돼 전체 예산 중 지자체 몫인 50%를 부담함으로써 실패한 것도 모자라 예산까지 이중으로 소요한 셈이 되었다. 그 모든 것이 조금만 조사를 하고 준비를 했다면 생겨나지 않았을 문제니 누가 보아도 '졸속행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특히 '검수'조차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용역업체에 비용을 지불했고 그 용역업체는 그동안 양산시의 전산개발사업을 독점하고 있었다고 해 비용지불에 대한 의구심마저 드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일부 공무원들은 "이미 몇 년이나 지난 일인데…"라며 어물쩍 넘어가려 하고 있다. 그 돈이 자신들의 돈이라 생각한다면 결코 할 수 없는 말이다. 시민들의 피 같은 돈(세금)은 시민들의 돈일 뿐 자신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말로 들린다. 그런 말을 하는 공무원자신도 세금을 내는 시민일진데 어찌 그런 말이 그리도 쉽게 나오는지 실로 통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민들은 그 돈을 지자체에서 마음대로 쓰라고 준 것이 아니다. 그 돈으로 자신들의 살림살이를 조금이나마 더 편하게 해 주길 바라며 낸 세금이다. 지금도 민원창구에서 한 시간씩 지루하게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어찌 '지난 일이니 그냥 덮어두자' 말할 수 있겠는가.
 관에서 추진하는 사업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그냥 덮어두기 보다는 그 실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에 대한 잘못을 명명백백히 가려야 한다. 그래야 땅에 떨어진 양산시의 신뢰가 회복되고, '맑고 밝고 훈훈한 큰 양산'이라는 시정지표가 시민들의 가슴에 가 닿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