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건설교통위의 철도청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감에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구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날 국감장에서는 문제의 본질은 제쳐두고 주로 공사자연에 따른 초과 비용문제로 정부 당국자와 여야 의원들이 한판 입씨름만 벌였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의원들은 대부분 여야 PK(부산ㆍ울산ㆍ경남) 의원들.
한나라당 김병호(부산진갑) 의원은 "고속철 천성산 구간의 공사지연에 대해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포문을 연 뒤 "최초 경부고속철도 사업비는 5조8천462억원이었으나 2003년 12월 현재 총사업비는 18조4천358억원으로 3.2배나 증가했는데 3개월 뒤 환경영향평가가 부적합해 공사를 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며 당국을 몰아세웠다.
같은 당의 허태열(북강서을) 의원은 "항소심에서 공사추진으로 결정될 경우 환경단체가 이에 불복해 공사진행을 막을 가능성은 없는가"라며 "정부는 공정조정 및 신기술 도입, 돌관작업 등으로 3~4개월 정도의 공기지연은 만회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현재 공사중단으로 인해 3~4개월 동안 현장에서 놀고 있는 인력과 장비의 유지ㆍ관리 비용은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는가"라고 역시 비용문제를 거론했다.
열린우리당 김맹곤(김해갑) 의원 또한 "천성산 구간의 공사재개가 지연될 경우 1년에 약 2조원이 넘는 사회ㆍ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야당의원들과 같은 시각을 드러냈다.
이렇듯 여야의원들은 공사지연과 관련된 비용문제에는 비슷한 색깔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천성산 문제에 대한 본질적 문제는 그 어느 누구도 짚어내지 못했다.
'왜 지율 스님과 환경단체들은 한사코 천성산 밑동을 뚫지 마라 하는가?' '천성산을 뚫고 지나가는 방법 말고는 과연 다른 길이 없는가?' 따위는 숫제 그들의 관심사항이 아니었다.
이것이 고속철 천성산구간을 바라보는 국회의원들의 의식수준이라면 천성산문제 해결의 끝자락은 아득히 멀다 싶어 가슴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