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초등학생이 '시험'을 주제로 한 시를 쓴 걸 읽은 적이 있는데 오래 기억에 남았다. 이 시 전문을 밝혀 보면 이렇다.
<시험 designtimesp=8800>
또, 봐!
아주 간결하게 시험에 대한 생각을 압축적으로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중ㆍ고등학교는 2학기 중간고사가 한창이다. 교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교실을 이리저리 둘러보면 안쓰럽다. 시험 준비로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핼쑥한 아이들의 눈빛과 마주치면 더욱 그렇다. 이래서 '시험이란 괴로운 것이구나'라는 기억을 떠올린다. 이런 교실 풍경을 바라보며, 아이들이 시험 준비에 힘겨울 때, '우리 어른들은 시험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보게 되었다. 무조건 좋은 점수만을 받기를 기대하여 아이들을 억압하고 자꾸만 경쟁으로 내몰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어쩌면 많은 아이들이 그 시험 성적이라는 것 때문에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을까 하고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무거워진다.
사실, 시험이란 점수를 매기기보다 가르치는 선생 입장에서는 잘 가르쳤는지를 알아보는 것이고, 학생 입장에서는 알아야 할 걸 제대로 알고 있는가를 점검해보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시험을 보는 참뜻은 온 데 간 데 없어지고 오로지 몇 점 받았는가에만 모든 신경을 쓰게 되어 버렸다. 이러다 보니 시험을 통해서 배워야 할 것을 제대로 배우기보다 다른 사람보다 1점이라도 더 잘 받아야 한다는 마음만 생기게 된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시험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버릴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즉, 시험에서 몇 점을 받았는가에 관심을 가지기보다 시험을 통하여 잠재된 가능성을 확인해 보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아이들이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말 자신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는 것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아이들을 이해하는 참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