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사라져 가는 경로효친사상을 일깨우기 위해 매년 봄, 가을에 정기적으로 치르고 있는 양산향교(전교 김진규) '기로연'이 26일 오전 11시 향교 명륜당에서 열려 다양한 음식과 공연으로 지역의 150여 원로들을 위로했다.
기로연은 1395년(태조 4년), 태조가 환갑이 돼 자신이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가 원로 신하들에게 처음으로 기로연(耆老宴)을 베푼 후 연례적으로 시행된 행사로 오늘날의 노인위안잔치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옛 풍속이다.
이날 행사는 행사의 주인인 오근섭 시장이 동문 밖에서 주빈을 영접해 행사장 안으로 모셔 오는 손님맞이 행사를 시작으로 주인과 내빈의 상견례, 전교가 참석한 내빈에게 인사하는 환영인사, 내빈들에게 집사가 나라 임금님이 하사한 술을 따르고 주인이 인사와 권배를 제의하며 국악을 연주하는 초헌작에 이어 아헌작, 종헌작, 상읍례, 향응의 순서로 옛 기로연 행사를 그대로 재현했다.
가을을 맞아 지역의 어른들을 위로하고, 예우하기 위한 이 행사는 화창한 가을 날씨 속에 지역의 원로 유림들이 주빈(主賓)으로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와 함께 70세 이상 유림과 오근섭 시장, 김상걸 시의회의장을 비롯한 기관ㆍ단체장 등 관내 원로들이 자리를 함께해 풍성한 잔치마당을 이뤘다.
행사에 참여한 오근섭 시장은 권배(勸杯) 제의를 하는 자리에서 "지역의 어르신들을 진작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며 "우리 양산이 효가 중심이 되어 '맑고 밝고 훈훈한 큰 양산'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신명난 가야금 병창 등 국악의 향연이 곁들여진 이날 행사는 모든 참석자들에게 온고지신의 이치를 일깨워 주는 뜻 깊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