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의 활동이 미비했던 웅상지역에 '양산가정폭력 상담소'(이하 상담소)가 개설돼 가정 폭력으로 고통 받는 여성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그동안 웅상지역은 시내와 동떨어져 있어 시민단체의 활동영역에 거의 포함되지 않았던 곳이다. 그것을 안타깝게 여긴 상담소측이 지난 7월 11일 사무실을 웅상으로 이전한 것.
최근 관내 여성단체 최초로 여성부 지원자금 대상으로 선정돼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비록 지원금은 630만원에 불과하지만 사무실운영에 대한 시지원이 전무한 상태에서 내려와 가뭄에 단비와 같은 지원금이라는 상담소.
더군다나 관내에서는 최초인 동시에 유일하게, 경남도 통틀어도 단 3곳만 지원대상에 포함돼 그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25일 오전 11시 전날 사전 인터뷰 약속을 받아 상담소를 방문했다. 한 주부와 상담을 나누고 있던 김기선 상담소장(이하 김소장 / 사진)이 반가이 맞아주었다.
우선 이번 여성부 지원자금 대상으로 선정된 것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기자: 안녕하세요. 이번에 여성부 지원대상에 선정된 것을 축하합니다.
▷김소장: 축하는요, 오히려 그것 때문에 어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느라 잠도 잘 못자고 있어요
▶기자 : 그렇게 잠을 설쳐가며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했나요?
▷김소장: 일단 가해자 교화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이에요. 지금껏 폭력피해자에 대한 지원프로그램은 있었지만 가해자 교화를 통해 가정회복을 시도한 적은 별로 없었거든요.
▷가해자 교화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사실 지금까지 피해자 구제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가해자 교화에 대해서는 들어본적이 없었다.
▶기자 :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입니까?
▷김소장: 여러 가지가 있어요. 우선 일반적으로 강사들의 강의를 들 수 있겠죠. 내가 가하는 폭력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 그로인해 가족들이 얼마나 고통을 받는지 지속적으로 알린 뒤 역할 바꾸기 등을 통해 더욱 절실히 느끼게 하는 거죠. 그리고 이후 1박 2일 캠프 등도 할 계획입니다.
여성부 지원자금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고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보았다.
▶기자: 그런데 어떻게 해서 웅상으로 상담소를 이전하게 된 것입니까?
▷김소장: 웅상지역은 시 전체인구의 3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리적 이유 때문에 시민단체의 활동이 미비했죠. 그래서 이리로 오게 된 거죠.
▶기자: 아직까지 '가정폭력'은 부끄러워서 혹은 집안일이라며 상담하기 꺼려하는데요.
▷김소장: 그것이 가장 안타까워요. 그게 쌓이고 쌓이면 결국 가정해체 즉 이혼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조기에 그에 대한 상담을 받는다면 적어도 가정해체만은 피할 수 있어요.
▶기자: 상담 사연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없었나요?
▷김소장: 학생이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폭력을 가한다면 상담해 온적이 있어요. 그래서 연락을 취했지만 아버지가 이를 거부해 어찌 할 수가 없었어요. 정말 안타까웠죠.
▶기자: 마지막으로 가정폭력으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김소장: 아까도 말했지만 정말, 꼭, 상담소를 통해 도움을 받으라는 당부, 아니 부탁을 드리고 싶어요. 빨리 상담에 응할수록 가정해체는 그만큼 막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김기선소장의 당부, 아니 부탁을 끝으로 인터뷰를 끝냈다. 아무쪼록 시 최초로 여성부 지원자금을 받은 만큼 성공적인 마무리를 지었으면 한다. 그리고 '가정폭력'에 신음하는 사람들도 하루 바삐 상담소의 문을 두드리길 바란다. '고통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