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매요 김정보의 한자이야기] 豹變(표변) 漂白(표백)..
사회

[매요 김정보의 한자이야기] 豹變(표변) 漂白(표백)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11/05 00:00 수정 2004.11.05 00:00

 '표변'과 '표백'은 둘 다 변한다는 뜻이 들어 있어서 얼핏 같은 '표'자를 쓰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표변은 豹(범 표)에 變(변할 변)이니, 표범이 무엇으로 변한다는 말이 아니라 표범으로 변한다는 뜻이다.
 사전에는 두 가지의 뜻풀이가 나와 있는데, 하나는 '허물을 고쳐 언행이 전과 뚜렷이 달라지는 일', 다른 하나는 '마음이나 행동이 돌변함을 이르는 말'이라 되어있다. ( 突變은 말 그대로 갑자기 변한다는 뜻이다.)
 표변'은 원래, 털만 부수수하니 힘도 없고 볼품도 없던 어린 표범의 새끼가 자라나면서 털갈이를 거듭함에 따라 힘차고 아름다운 표범으로 변해 간다는 것에서 유래한, 지난날의 부족함을 고치고 훌륭한 군자로 거듭난다는 좋은 말이었다가 점차 마음이나 행동이 돌변하는 것으로 쓰이게 되면서 본래의 뜻을 거의 잃어버린 단어이다.
 표백은 漂(뜰 표)에 白(흰 백)이다. 한자의 문학성이란! 흰색으로 변하게 한다고 하여 變白, 그렇게 만드는 약품이라 하여 變白劑라고 한다면, 멋도 없고 어감도 이상할 텐데 색소를 탈색하여 흰색으로 변하게 한다는 뜻을 지니면서도 漂白이라 하여 '흰색을 띄운다'고 표현해 버렸으니 얼마나 멋진가 말이다.
 국회의 대정부질문이 또 파행을 겪고 있다. 좌경용공이니 차떼기니 막말이 오가더니, 파면을 하라, 사과를 하라 그렇지 않으면 대정부질문을 못하겠다며 난리고……. 법치국가의 입법을 하는 분들이 왜 그럴까? 할일은 하고,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법으로 가리면 될 것을, 이분들 머릿속을 깨끗이 표백해서 정말로 나라와 민생을 생각하는 머리로 표변하게 할 수는 없는 걸까?


-자료제공 : 중부동 매곡서당-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