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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의학칼럼]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
사회

[의학칼럼]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11/05 00:00 수정 2004.11.05 00:00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왜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한약에 중금속이 많이 있어서? 한약에 농약이 많아서? 한약은 다 독약이라서?
 농약이나 중금속은 모든 먹거리에서 다 문제가 되는 일로, 물론 한약재에서 농약이나 중금속 성분이 나오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충분한 세척을 해서 정상적으로 탕전한 한약의 경우에 중금속 성분이나 농약성분이 검출된 적은 없다고 보고 되어있다. 그러므로 정상적인 한의원에서 탕전한 한약은 중금속이나 농약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쩌다 한번 먹는 한약의 농약이나 중금속에 신경이 쓰이는 분들은 오히려 평소에 늘 드실 수밖에 없는 농수산물에 더 관심을 가지고 안전한 먹거리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오해마시길, 농수산물에 농약이나 중금속이 더 많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가 자주 먹는 많은 음식의 재료가 한약재로 쓰이고 있으며, 중국요리에도 한약재가 요리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콩나물(우황청심환에 약재로 들어감), 도라지, 생강, 대추, 오미자, 구기자, 계피, 파, 마늘 등 많은 음식 재료가 모두 한약재로 쓰이고 있는데 우리가 무의식중에 늘 먹는 이러한 한약재들이 멀쩡한 간을 나쁘게 할 수 있을까?
 보통 한의원에서 쓰는 약재들은 그 독성에 따라서 상품, 중품, 하품으로 구분한다.
 상품은 독성이 거의 없는 약재들이고, 하품은 독성이 강해서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는 약재들이다. 상품에 해당하는 한약재들은 장기간 복용을 하여도 간에 별문제가 없는 약들이지만, 그러나 사람마다 조금씩 반응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한의원에서 정확한 진찰을 한 후에 복용해야 할 것이다.
 하품에 속하는 독성이 강한 한약재를 간이 나쁜 사람이 장기간 복용하면 간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요즘 감히 어느 간 큰 한의사가 이런 약재를 환자에게 장복 시키랴? 실제로 꼭 써야 하는 경우라도 만약의 상황을 우려해서 못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약간의 독성을 가진 한약이라도 적절하게 쓴다면 오히려 간염을 치료할 수도 있다. 일본에서도 간염치료에 한약을 이용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간염치료에 한약을 적절히 쓰고 있다.
 그러므로 간이 나빠지는 것은 한약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몸에 좋다고 내 몸에 좋을지 안 좋을지, 위생상태가 어떤지 알아보지도 않고 무턱대고 먹어대는 우리의 잘못된 먹거리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내 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드는 약을 엉뚱한 곳에서 구해 들지 말고 가까운 한의원에서 정확한 진찰을 받고 든다면 오히려 나빠진 간도 치료할 수 있으니,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공연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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