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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11/18 00:00 수정 2004.11.18 00:00

<수능 고비를 넘긴 청소년들에게>

 고달프고도 힘든 수능의 고비를 넘긴 이 땅의 모든 수험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직은 박수를 받기가 이르다고?
 아니다. 초등학교 6년을 거치고 또 중학교 고등학교 6년을 지나 오늘 여기까지 이른 그대들의 노력과 땀을 어찌 값없다 하랴. 결과야 어찌되었던 그 기나 긴 세월을 견뎌 스스로 시험대에 오른 것을 누가 가벼이 보랴.
 애썼느니, 고생했느니, 아들아! 딸아!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릴 지어다.
 아쉬움이 왜 없으랴. '좀 더 열심히 할걸'하는 후회의 마음이 어찌 들지 않으랴. 하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결과가 좋든지 나쁘든지 시험이란 본시 아쉬움이 따르게 마련.
 그러니 이제 와서 부질없는 회한에 젖지 말고 거둔 결과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의 판단과 선생님과 부모님, 그리고 인생 선배들의 지혜를 구할 일이다.
 더러는 재수를 생각하기도 할 것이다. 그렇지만 재수야 말로 스스로를 잘 통제할 수 있는 사람만이 선택할 수 있는 방편이다. 자신에게 묻고 또 물어 뼈를 깎는 각오로 다시 공부를 하겠다는 판단이 서면 굳이 피할 일은 아니로되, 웬만하면 현재 거둔 결과를 받아들여라. 재수를 한다고 반드시 더 나은 결과를 얻는다는 보장이 없는 일이므로 현재의 성적에 알맞은 선택을 하는 것이 공연히 또 1년을 허비하는 것 보다는 현명하다.
 지금까지의 경우를 보면, 시험을 끝낸 청소년들이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학교의 수업을 빼먹거나 오락과 쇼핑에 시간을 낭비하고 혹은 좌절감과 허탈함, 앞날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우울증에 빠져 지내는 일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인생의 끝자락이 아니고 머나 먼 인생길의 한 과정일 따름이다. 대학에 가는 것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이요, 과정 중 하나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자신의 목표를 실현하고 사회에 더 크게 기여하기 위한 많은 선택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지나온 과정들을 소중히 여기고 여기까지 힘껏 달려온 자신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라. 결코 포기하지 말고 지금 이 시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택하라.



<미국의 변화, 강 건너 불구경 아니다>

 재선에 성공한 조지 부시가 이끌어 갈 미국의 행보가 자못 위태롭다. 부시 행정부 온건 실용주의자 진영의 중심인물이었던 콜린 파월이 국무장관에서 물러나고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그 뒤를 잇는다는 소식이 영 달갑지 않다.
 라이스가 미국 내 강경파와 손발이 맞다는 점이 부시가 재선 성공 직후 이라크에서 무력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 겹쳐 우리의 마음을 불안케 한다.
 이와 더불어 대북정책에서 한계선(레드라인)을 설정하고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그렇고, 부시 행정부의 새 외교안보팀이 지금까지의 대북한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가능성이 비치는 것도 우리로서는 사뭇 걱정이 되는 일이다.
 미국의 이런 심상찮은 변화를 우리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찌되었든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흔들림 없는 원칙을 가지고 미국을 부단히 설득해야 한다. 6자 회담이라는 틀을 유지시키는 데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동시에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이끌어 내는 노력과 미국과 북한 사이의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는 일에 우리 정부는 더욱 주도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야당인 한나라당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태도를 보여주기 바란다. 정국을 이끌어가는 한 축으로서 정부의 정책에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야당으로서의 당연한 처신이라고 할지라도 적어도 대북정책만큼은 정부와 한 목소리를 내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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