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꽤나 날씨가 쌀쌀하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입시철이 되었나?
11월이 오면 버릇처럼 입시 추위를 떠올리며 며칠 남지 않은 수능시험 날짜들을 헤아려본다. 아무리 따뜻해도 수능시험을 치는 날은 긴장되어, 꽁꽁 얼어붙은 마음때문인지 체감 온도는 한겨울의 어느 추위에 못잖은 것 같다.
얘들아, 이제 정말 며칠 남지 않았구나.
올해는 유난히 여러 가지 일들로 바쁘게 입시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모의시험까지 치러야할 만큼 복잡해진 수능, 달라진 입시제도, 특히 수시1학기 전형, 그리고 말도 많았던 고교등급제, 이제 수시 2학기 전형에 지원한 학생들의 면접 준비와 합격여부확인 등에 매달리다 보니 수능시험이 눈앞에 와 있구나.
아침 일찍부터 실시되는 보충수업과 밤늦게까지 이루어지는 자율학습을 함께하며 자습실에서 또 교실에서 눈을 부라리며 야단치고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하던 여러 날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하물며 지난여름은 10년만의 더위라 너희들이 공부하는데 얼마나 힘들었겠니.
이제 남은 날은 10일도 채 되지 않는구나.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긴장된 마음으로 마무리에 정진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입시의 해방의 날을 하루하루 앞당겨가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1년을 함께 하며 정말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가끔은 자기를 버리고 공동체에 어울려가며 남의 입장을 조금만 이해하는 학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수시 전형에 합격한 순간, 모든 일에 무관심해지고 인생의 목표가 단지 대학입학에 있었다는 듯이 생각없는 행동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교사로서 실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입시제도의 희생양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여유있는 시간들을 내년의 대학 생활을 위한 자기 계발과 인생에 도움이 되는 교양도서를 읽는 등 현명하고 지혜롭게 보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참, 수능을 앞둔 학생은 건강관리가 필수적이단다. 환절기라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이불 꼭 덮어 따뜻하게 잠자고, 평소에 손발 깨끗이 씻어 질병 예방에 힘써야 한다. 또한 마무리에 관한 도움말을 해 본다면, 새로운 교재보다는 모의고사 기출 문제나 자주 접하고, 새로운 문제집을 사는 것보다 가지고 있는 참고서를 활용하여 자주 틀리는 문제를 정리하는 등 가벼운 마음으로 마무리했으면 한다.
특히 과탐이나 사탐은 EBS에서 출제된 도표, 그래프, 그림 등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언어영역은 문학 부문에서 자주 등장하는 작품, 기출문제를 다시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고, 외국어 영역은 자주 등장하는 문법 문제와 어휘문제를 정리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지. 수능시험시간에 맞추어 충분히 잠자고 일찍 일어나는 연습도 해가며 낙관적인 생각으로 당당하게 수능에 임하자. 내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또한 내 능력을 지나치게 높게 보지도 말며 너무 일류에만 집착하지 않는 현명함을 갖기를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