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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말살이 글살이] '맞추다'와 '마추다'..
사회

[말살이 글살이] '맞추다'와 '마추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11/19 00:00 수정 2004.11.19 00:00

 '입맞춤'은 '우정 또는 사랑, 존경의 의미로 상대방의 입술, 손등 또는 뺨에 입술을 대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요즘은 '키스(KISS)'라는 말을 더 많이 쓰고 있지만, '입맞춤'이라는 낱말이 한결 더 그윽하고 깊은 정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 '맞춤'이란 말을 두고 '맞추다'인지 '마추다'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이들이 더러 있는 듯 하다.
 이를테면 '마춤양복'이라 해야 할지 '맞춤양복'이라 해야 할지, '안성마춤'이 옳은지 '안성맞춤'이 옳은지 헷갈린다는 말이다.
 이처럼 헷갈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왜냐면 한때 '맞추다'와 '마추다' 둘을 다 받아들여 '일정한 치수나 규격대로 만들도록 미리 맡기다, 약속하다'의 뜻으로는 '마추다'로, '어긋남 없이 꼭 맞도록 하다, 갖다 대어 붙이다, 올바로 대다, 정도를 알맞게 하다'의 뜻으로는 '맞추다'로 썼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문교부(지금의 교육인적자원부) 고시에 따라 1989년 3월 1일부터 시행하게 된 한글 맞춤법에서는 둘의 구별을 없애고 '맞추다'라고만 쓰도록 했다.
 그러니 이제는 공연히 헷갈릴 필요 없이 입을 맞추는 일이나, 양복점에서 옷을 맞추든 일, 음식의 간을 맞추는 일 따위에 두루 '맞추다'를 쓰면 된다.
 '기계의 부속품을 맞추다' '보조를 맞추다' '비위를 맞추다' 모두 '맞추다'이다.
 하지만, '화살을 과녁에 맞추다'는 틀린 문장이다. 화살을 과녁에 맞게 하는 것을 일컬을 경우엔 '맞다'의 사동사(使動詞)인 '맞히다'를 써서 '화살을 과녁에 맞히다'라고 해야 제대로 된 문장이 된다. 마찬가지로 운수, 정답, 눈이나 서리 따위, 침이나 주사 따위는 모두 '맞히다'를 쓴다. 약속장소에 나가지 않는 것 또한 '바람맞추다'가 아니라 '바람맞히다'이다.


<교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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