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찬수ㆍ김순임- 양산사람들에게 이 두 사람의 이름은 이미 낯설지 않다.
1995년부터 경남 무형문화재 3호 한량무 보유자인 김덕명 선생을 사사, 양산학춤, 양산양반춤, 지성승무, 연등나례살풀이춤, 한량무, 연등바라춤 등을 전수받고, 97년 제12회 삽량문화제를 통해 첫 선을 보이며 본격적으로 무대에 서 온 세월이 어느새 7년.
서울 탑골공원에서 가진 '부처님 오신 날 무차연등회 초청공연'을 비롯해 '광주 남도예술회관 초청공연' '일본초청공연' 등 여러 차례의 초청공연과 '국악협회 양산지부 창립기념공연' '김덕명 선생 팔순기념공연' 등 그동안 200회 이상의 공연을 가졌다.
둘 다 양산토박이인 이들 부부 중 먼저 춤꾼의 길에 들어 선 사람은 남편 최찬수 씨.
그는 어렸을 때부터 '지신풀이'를 곧잘 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랐다. 그러나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여느 아이들처럼 '베토벤'이나 '모차르트'라는 서양음악가의 이름을 외우고 서양음악의 멜로디와 리듬에 길들여지면서 국악과는 차츰 거리가 멀어졌다.
그러다가 대학(부산대 사대 물리교육과)에 들어가서 참여할 동아리를 찾아 이리저리 기웃거리던 중, '전통예술연구회'를 만난 것이 새로운 전환점.
대학 졸업 후 그는 바로 교사 발령을 받고 현 양산제일고등학교의 전신인 양산여고에 부임해 이 학교의 '전통예술부'를 맡아 학생들에게 우리 국악의 가락과 소리와 춤사위를 가르치게 된다. 그러다가 부산의 이용식 선생(부산농악기능보유자)을 거쳐 김덕명 선생의 문하에 들면서 비로소 춤에 제대로 미쳐 오늘에 이르렀다.
부인 김순임 씨가 춤꾼이 된 것은 순전히 남편의 권유에 의해서라고. 처음에는 별 뜻이 없었으나 남편이 하도 집요하게 강권해서 마지못해 따라 나선 것이 지금은 남편이 무색할 정도로 춤 맛에 빠졌다.
이번 '최찬수ㆍ김순임 전통춤 발표공연'은 어쩌면 이들 부부가 스승 김덕명 선생께 바치는 사은의 예물인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아끼는 제자의 공연을 바라보는 스승의 마음 또한 예사롭지 않으리라.
"사랑하는 제자 찬수ㆍ순임 부부가 본인에게 사사한 춤을 바쁜 시간에도 열심히 갈고 닦아 무대위에 선보이게 돼 기쁘기 그지없다"며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깃든 양산학춤을 비롯하여 연등바라춤, 교방타령춤, 양산양반춤, 연등나례춤, 지성승무 등을 오늘에 조명한다니 기특하기 한량없다"고 선생은 깊은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20일 저녁 양산문회회관의 무대를 밝힌 이들 부부의 공연은 먼저 제일고 풍물동아리 '두름손'의 '북춤'과 양산고 풍물동아리 '천재지변'의 '영남농악'이 막을 열고 스승 김덕명 선생이 직접 무대에 올라 '연등나례(살풀이)춤'을 펼쳐 스승의 각별한 제자사랑을 보여줌으로써 공연 들머리에서부터 공연장을 훈훈한 감동에 젖게 했다.
이날 최찬수의 '지성승무'와 최찬수ㆍ김순임 부부의 '양산양반춤'과 '양산학춤'은 이들 부부의 한껏 향상된 기량을 보여준 무대로 춤사위도 한결 고운 태깔로 빚어져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흡족케 했다.
또 국악협회 회원들과 양산전통예술보존회 회원들의 '삼도농악가락'과 '교방타령춤', '연등바라춤'이 흥겨움을 보태고 영남판소리보존회 경북지부장인 심재돌 선생이 포항서 달려와 민요와 판소리로 이날 무대를 빛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