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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서혜경, 그녀의 연주는 황홀했다..
사회

서혜경, 그녀의 연주는 황홀했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11/25 00:00 수정 2004.11.25 00:00
피아니스트 '서혜경 초청 연주회'

 카네기홀이 선정한 세계 3대 피아니스트 중의 한 사람으로 불리는 서혜경.
 누가 그녀를 '건반 위의 여신'이라 하였던가. 19일 저녁 양산문화예술회관에 오른 서혜경은 앵콜곡 3곡을 포함해 총 11곡을 연주하는 2시간여 동안 시종 객석의 청중을 압도했다.
 일반적으로 피아노 독주는 지루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날 연주회를 찾은 양산시민들은 피아노 독주도 얼마든지 즐겁고 유쾌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만큼 서혜경은 피아노를 지루하지 않게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라는 말이겠다.
 특히 어린이 관객들이 많이 참석해 행여 공연장이 소란해지지 않을까 지레짐작한 어른들의 걱정과는 달리 미래의 서혜경을 꿈꾸는 음악 꿈나무들의 연주에 몰입하는 장면은 퍽 감동적이었다.
 이날 연주회에서 서혜경은 쇼팽의 곡들을 주된 테마로 하여 슈만과 베토벤, 스트라빈스키의 곡들을 열정적으로 연주했다.
 피아노 건반 위에서 정교하게 움직이다가는 곧 마치 춤사위라도 펼치듯 허공에서 나부끼는 손동작. 그 모든 움직임 하나, 하나에 서혜경 특유의 생명력 넘치는 대담함과 열정을 담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섬세함과 강약 조절이 빼어나게 어우러지는 황홀한 연주였다.
 공연이 끝난 후 만난 김예진(평산초 3학년) 어린이는 "저도 서혜경 선생님 같은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요"라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고, 옆에 있던 신지원(평산초 3학년) 어린이는 "피아노를 온몸으로 연주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어요"며 소감을 밝혔다. 어머니와 함께 왔다는 김성훈(중부초) 어린이는 "스타카토 부분이 아주 경쾌했어요"라며 제법 어른스러운 평을 했다. 또 양산여중 박선희 교사는 "참으로 편안하고 즐거운 느낌이었다"며 "이처럼 훌륭한 공연을 마련해준 양산시에 감사한다"고 했다.
 
 [인터뷰]
 공연 전 자투리 시간에 잠시 피아니스트 서혜경을 만났다.
 △팍팍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데 무리는 없는지?
 "건강은 타고난 것 같아요. 건강한 몸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오늘도 아주 컨디션이 좋아 공연에서 좋은 모습으로 양산시민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때 옆에 있던 그녀의 매니저 허효길씨가 한 마디 거든다.
 "철녀예요. 건강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수많은 찬사를 듣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칭찬을 들을 때 곧 바로 잊어버리려고 노력합니다. 자기만족에 빠지는 순간, 발전이 멈춘다고 생각해요."
 좀 더 아름답고 우아하고 성숙된 곡을 청중들에게 들려주려는 것이 그녀가 자신에게 맡긴 숙제라고 말하는 그녀는 늘 새로워지기 위해 자신을 다그친다. 그래서 지금도 꾸준히 새로운 레퍼토리를 늘리고 그 때문에 끊임없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다.
 △한 때 감당하기 어려웠던 시련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연습량이 너무 많았던 탓에 팔 근육이 마비되는 증상이 생겼지만, 물리치료와 지압을 받고 1년 만에 회복했습니다."
 피아니스트에게 근육마비는 치명적인 일. 하지만 스스로의 극복의지와 어머니의 도움으로 역경을 딛고 일어선 서혜경은 1983년 뮌헨 콩쿠르에서 1위없는 2위에 입상함으로써 음악가로서의 저력을 세계만방에 과시했다.
 
 '불뿜는 용' 또는 '끓어오르는 용암', '여제', '여황제', '암사자'로 불리며 피아니스트로서 이미 대가의 반열에 오른 서혜경. 그러나 그녀에게는 아직도 도달해야할 도전목표가 있다. 미국인들이 흔히 말하는 '동양사람의 한계'를 뛰어넘어 진정한 의미에서의 '세기적인 인물'이 되는 것, 그 목표를 향한 그녀의 자신과의 싸움은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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