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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매요 김정보의 한자이야기] 獵(사냥할 렵) 奇(기이할 ..
사회

[매요 김정보의 한자이야기] 獵(사냥할 렵) 奇(기이할 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11/25 00:00 수정 2004.11.25 00:00

 '괴이한 사물을 사냥하듯 쫓아다님'
 사전에서 뜻을 찾아 써 놓고 보니 참 간단하다. '엽기'란, 오히려 그냥 이미지로 갖고 있던 '엽기'의 뜻이 더 정확했겠다 싶을 정도로.
 그러나 사냥이 어떤 것인가, (인류가 처음 출현해서 농경생활을 하기전의 오직 먹고 살기위해 했던 사냥은 빼자. 그야말로 의미가 다른 것이니까.)
 개를 풀어 짐승을 쫓던데서 獵이란 글자가 생겼을 테니, 사냥개까지 동원하여 여기저기 목표물을 찾아다니고 집요하게 쫓아 가 결국 죽이는 게 목표인 것이 사냥이다. 그런 잔인한 점만 부각시켜놓고 볼 때, 괴이한 것을 사냥하는 것이 '엽기'이니, 괴상하고 이상한 것을 골라 집요하게 쫓고, 잔인하게 취하는 것이 '엽기'라 할 수 있겠다.
 올해도 어김없이 온 나라가 뻑적지근하도록 난리를 부리며 수능을 치렀다. 그리고 어김없이 입시부정이 터져 나왔고, '엽기'다.
 휴대폰을 이용해 감독관을 속이고 그 중요한 시험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던 어린 아이들의 담대함(?)이 엽기고, 그 연루된 숫자가 한 도시에서만 40여명이라 하니 엽기고, 예행연습까지 했다고 하니 엽기요, 그렇게 하려고 들인 돈이 수천만원이라는 것 또한 엽기다. 그 인원을 끌어 모았을 브로커가 있었을 터이니 엽기고…….
 그렇게 까지 해서라도 일류대학에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애들이 그만큼이나 많게 만든 우리사회의 학벌주의는 더욱 엽기라 생각되어 지긴 하지만, 그 아이들과 저녁을 먹으며 단란하게 '부정'을 저지른 것을 의논하고, 돈의 위대함을 가르치며, 어쩌면 “엄마 말 한번만 들어, 다 너를 위해서야” 윽박질렀을,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그런 방법으로 라도 자식을 일류대학에 보내려 하셨던 그 부모님들의 엽기적인 자식 사랑에는 엽기적 경의를 표해야 할까?


자료제공 : 중부동 매곡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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