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런던에서 도착했어."
위의 글월은 바르게 쓰인 것일까? 이러한 표현의 올바른 쓰임을 알기 위해서는 '도착하다'라는 움직씨와 이것과 어울려 쓰이는 토씨 '~에서'의 쓰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착하다'라는 풀이말은 '~에'라는 토씨와 함께 쓰여, '∼에 도착하다'의 꼴로 쓰인다. 이를테면, "목적지에 도착하다. / 집을 나선 나는 막상 사거리에 도착하게 되자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와 같다.
토씨 '에서'는 ① 앞말이 행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처소의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② 앞말이 출발점의 뜻을 갖는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③ 앞말이 근거의 뜻을 갖는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④ 앞말이 비교의 기준이 되는 점의 뜻을 갖는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⑤ 단체를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어 앞말이 주어임을 나타내는 자리토씨로 쓰인다.
이 가운데에서 ②의 쓰임을 보면, 이것은 '어디어디에서 출발하다'라는 시발점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것을 도착점(-에 도착하다)을 나타내는 '에'와 같은 쓰임새로 쓰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므로 위의 보기 글은 '∼에서 출발하여 ∼에 도착했다.'의 꼴로 써야 한다. 따라서 보기 글월 "어제 런던에서 도착했어."는 바르지 못한 글월로 "어제 런던에서 출발했다."나 "어제 런던에 도착했다."가 아니면 "어제 런던에서 출발하여 오늘 서울에 도착했다."의 꼴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