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나 기색이 아무렇지도 않고 예사로운 것이 '태연'이다. 泰는 '클, 심할, 편안한', 然은 '그럴, 옳을, 그러면, 그러나' 등의 뜻이 있다. 그중에 편안하다와 그렇다는 뜻을 취해 편안하게 그리해버린다고 해서 '태연'인 것이다.
'자약'은 큰 일을 당해도 놀라지 않고 형상시와 같이 침착하다는 말이다. 自는 '스스로 자'이고 若은 '같을, 너, 및, 와, 만약'의 뜻이 있는데 여기선 '같을'의 뜻을 취했다. 평소의 자기와 같이 한다 쯤 되겠다.
'태연자약'은 태연하고도 천연덕스럽다는 뜻인데, 아무래도 좋은 의미로 쓰이는 말 같진 않다. '천연'이란 하늘이 준 그대로의 상태, 즉 자연그대로의 상태를 말하는데 천연스런 태도가 있다는 뜻이고 좋게도 나쁘게도 쓰인다.
태연자약과 비슷한 뜻을 가지면서도 좋은데 쓸 땐 '침착'하다고 한다. '잠길 침'에 '붙을 착'이고 어렵거나 위급한 일을 당해 서두르거나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고 안정된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을 말하며, 타동사형으로 색소가 침착되다 등에도 쓰며 같은 한자이다.
어제 어느 전철역에서 이런 표어를 붙여 놓은 걸 보았다. -테러 신고를 생활화 합시다-
헉! 이유야 어떻든 테러를 '태연자약'하게 저지르는 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만약 그런 걸 보면 '침착'하게 대처하고 신고해야겠지만 그렇다고 -테러 신고를 생활화 합시다-란 표어를 '천연덕스럽게' 붙여 놓다니.
아무리 세상이 무섭다고 해도 신고를 생활화 할 만큼 테러가 빈번하게 일어날 것 같지도 않은데, 무슨 수로 그걸 생활화씩이나 한담?
이게 다 국어공부가 되지 않아 생긴 일이라 본다. 세계화도 좋고 영어도 중요하지만 국어가 안되면 영어, 수학 다 안된다.
국어를 제대로 하려면 한자를 알아야 되는 건 물론이고.
자료제공 : 중부동 매곡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