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가 켜지고 아나운서들이 긴장한다. 음향과 영상을 담당하는 기술팀들도 숨을 죽이고 방송 시작을 알린다.
다들 어느 방송국(?)의 모습을 상상하시리라. 그렇다. 여기는 방송국이다. 그러나 이 방송국은 KBS도 아니요, MBC나 SBS도 아닌 우리 고장 한 작은 초등학교의 방송반이다.
서남초등학교 방송반- 아나운서와 기술팀들 모두 숙련된 솜씨로 방송을 진행해나간다. 보통의 초등학교 방송반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이처럼 서남초등학교 방송반의 방송은 담당선생님의 도움 없이 학생들 스스로 기획ㆍ진행된다. 편집을 하고 자막작업을 하는 아이들의 손재주가 보통이 아니다.
"이곳 방송반의 모든 시스템은 학생들이 이끌어갑니다. 기획부터 콘티 작성, 편집과 음향, 자막까지 학생들 모두가 해내고 있죠."
방송반 담당교사인 김종헌 교사(31세)는 자랑스럽게 방송반의 시스템과 방송반 부원들을 소개했다.
98년에 처음 방송반을 만들었을때부터 학생들이 방송반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대학의 방송국 학생들을 초빙해 기술을 배웠고, 그 후에도 KBS와 교류하며 방송의 다양한 기술적 조언을 얻고 있다.
이곳 방송반 아이들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하는 '학급탐방'코너는 전교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방송이라고 한다. 2주마다 두 학급씩을 선정해 각 학급의 다양한 모습과 학우들의 재치 넘치는 모습을 담는 이 코너도 방송반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이끌어가고 있다.
서남초등학교 방송반의 실력은 일간지와 잡지, 방송국에서 취재를 해갈 정도로 유명하다.
그런만큼 아이들도 자긍심을 가지고 방송제작에 임한다고 한다.
방송을 하다가 생긴 재밌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해달라고 하자 "저희 선배들 중에 한명이 방송 중에 기술팀이랑 같이 웃음이 터졌는데 계속 웃음이 안 멈춰서 방송사고가 날뻔했어요."라며 조아영 학생(아나운서, 6학년)이 웃으며 말했다.
서남초등학교 방송반은 아직 테이프로 이뤄지는 더빙을 내년에는 CD로 대체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아나운서가 리포터까지 겸했지만 내년에는 리포터를 따로 선발해 좀 더 내실을 기할 것이고 양산소식을 알려주는 코너도 신설할 것이라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담당교사와 학생들의 웃음 속에서 양산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