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임금님이 나라 전체를 순시하게 되었다. 들판을 지나다가 어떤 젊은 목동이 염소 치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염소를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아주 잘 몰고 있는 것을 보았다.
임금님은 그 젊은 청년을 잘 훈련시키면 좋은 신하가 되겠다고 생각하고 그를 궁궐로 불렀다. 그리고 그에게 몇 년 동안 훈련시킨 뒤 작은 일을 한번 맡겨 보았다. 그는 아주 지혜롭게 일을 잘 처리하였다. 왕은 그에게 작은 관직을 주며 국가에 충성하라고 하였다.
여러 해가 지나가면서 그는 승진하고 또 승진해서 결국엔 나라의 재무대신이 되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질투하는 신하들이 생겼다.
그들은 재무 대신을 존경하기보다는 목동이라는 비천한 출신인 것에 대해 수군거렸다. 그래서 그들은 재무대신이 실수하는 것이 없는지 늘 눈여겨보며 흠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에 이 재무대신이 이상한 짓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재무대신이 캄캄한 저녁이 되면 혼자 등불을 켜 들고 가장 으슥한 작은 방으로 혼자 들어갔다가 그리고 얼마 지나서 다시 나온다는 보고였다.
그들은 재무대신이 나라의 보물을 그 방에 숨겨 놓고 있다고 왕에게 고자질을 했다.
임금은 그 방을 조사 시켰다. 그 방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다만 헌 옷과 남루한 짚신이 있었다.
재무대신이 옛날 목동시절에 쓰던 것들이었다. 그는 마음이 나태해지거나 인간적인 욕심이 생길 때마다 그 방에 들어가 왕이 베풀어준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처음 마음을 가진다는 것이었다. 왕은 그를 더욱 신뢰하게 되었고, 다른 신하들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2004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되었다. 올해의 처음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새로운 해를 준비하는 계절이 되었다. 새해의 아름다운 설계도 중요하지만, 처음 마음을 잃지 않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만 작심삼일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