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이윤택 연출가의 지휘아래 연극에 대한 열정과 높은 연기력으로 유명한 밀양연극촌의 악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원제 : 홍도야 울지 마라)'가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되었다.
무료로 열린 이날 공연에는 가족의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부터 학교를 마치고 교복차림으로 친구들과 온 학생들, 옛 향수를 느끼려는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악극을 본적이 없는 학생들은 제일 앞자리에 앉아 기대 반 호기심 반의 눈빛으로 공연을 기다렸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기 전 극단소속의 배우가 펼친 마술쇼는 어린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고 변사가 등장하자 관객들은 차분하게 공연을 관람했다.
예스러운 무대 장치들과 예전 영화들에서나 들었음직한 어투의 대사들이 어색했는지 일부관객들은 함께 온 일행들과 웃기도 했지만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와 극적 분위기에 빠져들어 공연에 몰입했다.
연극 중간 중간에 추억의 노래들이 나오자 따라 부르는 관객이 있는가하면 노래를 잘 모르는 관객들도 박수를 치며 배우들과 함께 박자를 맞추며 즐거워했다.
공연의 1부가 끝나고 휴식시간이 잠시 주어진 후 2부가 시작되기 전 차력 쇼가 펼쳐졌다.
유머스러운 연기와 더불어 펼쳐진 차력 쇼를 보고 중장년층은 향수를, 어린 아이들과 학생들은 호기심을 느꼈는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2부 공연에서는 배우들의 연기와 극적 분위기가 최고조를 향해 갔고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배우들의 연기에 빠져 주인공이 고난에 빠지자 안타까움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극 신파극중 가장 유명한 '홍도야 울지 마라. 오빠가 있다'라는 대사와 함께 동명의 노래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따라 불렀다.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악극답게 배우들에게 닥친 고난과 '홍도야 울지 마라, 오빠가 있다'라는 대사는 단순한 배우들의 대사와 상황이 아닌 우리네 고달픈 시대적 상황과 약소국의 서러움을 받는 서민들에게 던지는 구원과도 같은 위로라고 느껴질 만큼 배우들의 처절한 연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공연이 끝난 후 배우들은 무대 뒤로 퇴장하지 않고 공연장 출입문에 서서 퇴장하는 관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공연의 감동을 나누었다.
연극공연을 볼 기회가 많지 않은 양산시민들의 가슴에 따뜻한 추억 하나를 만들어준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