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새로운 한 해를 맞게 되었다. 새해를 맞이하면 어제 본 해와 달과 사람들이 새롭게 보이는 것처럼 모든 것이 새롭다. 평생 배우며 가르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교사들에게 새해를 맞이하는 일은 더욱 그렇다.
새해를 맞아 우리의 교육은 또 새로워질 것 같다. 먼저 눈에 띠는 것은 주5일제 수업과 교원평가제 도입이다. 그리고 고1 학생들부터 시작될 새로운 대입제도의 시작 등이다. 이렇게 새롭게 도입되어 시작될 교육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서 교육의 주체인 교사, 학생, 학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주5일제 수업이 도입되면 학교는 당장 수업시간을 조정해야 하고 수업시수가 확보되지 않으면 방학일수를 줄여야 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 그리고 학부모들은 휴일이 되는 토요일에 자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며, 이 제도의 직접적 당사자인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시행이 예고된 제도이지만 교육의 주체들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다.
교원평가제 도입도 말이 많은 것 같다. 교사들끼리 상호평가를 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해서 교사의 전문적 자질을 높여 교육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취지라고 한다. 그러나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강의평가제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을 살펴보며, 과연 이 제도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고1부터 시작될 새로운 대입제도는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중학교와 초등학교에서도 교수·학습과 평가에서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예로 독서이력철이란 것이 생겨 독서가 매우 중요시될 것이며, 교사별 평가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준비가 되고 있는지 또 의구심을 갖게 된다.
지난 한 해 교육을 돌아보며 떠올려지는 것은 '불신'이란 말이다. 고교등급제 문제와 수능부정행위 문제가 가장 대표적인 것이었다. 이러한 문제 앞에서 우리 모두는 말로 다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교육의 본질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뼈아픈 성찰을 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 새롭게 도입되어 시작될 중요한 몇 가지 교육정책들을 챙겨보니 교육에 대한 의욕이 앞서기보다는 답답함이 더 느껴진다. 교육정책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떠나 정책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통해 본질을 정확히 인식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라도 가졌으면 하는 안타까움도 느껴진다.
새로운 한 해의 교육을 생각하며 교육이 더디게 이루어지더라도 바르게만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소원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