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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지율스님 '저러다 어쩌려나'..
사회

지율스님 '저러다 어쩌려나'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1/14 00:00 수정 2005.01.14 00:00
지율스님 외로운 단식 79일째 시민들 안타까워하며 격려 줄이어

 "당신이 살고계신 곳. 풀도 공기도, 생물들조차 없이..콩크리트로 묻혀지고, 이산화탄소가 뿜어져 나오는 곳, 당신은 그곳에서 행복할 수 있는지를...이제서야 깨달았기에... 지율스님의 행위에 대해. 많은 것을 더 깨달을수 있었습니다. 지율스님께서 행하시는 일이 스님 자신을 위한 행동이 아닌, 이곳 한국, 아니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이를 위한 행동 중의 일부인 것을... 그리고 지율스님이 우리를 위한다는 것을. 언제나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소하다고 생각한 것일지라도.결코 사소하지 않음을. 우리에게 있어 큰 문제를 가져올수 있음을...또 한가지, 지율스님께서 행하심을 본받을 수 있기를...행할수 없더라도 의식 하나를 고치는 것이 매우 큰 일임을...지율스님. 힘내세요."
 청성산 홈페이지 청소년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지율스님의 단식이 시작된지 79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최근 지율스님이 천성산 홈페이지에 신변을 정리하는 듯한 글을 올려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율스님은 지난 4일 천성산 홈페이지를 통해 "내가 떠나면 불교계와 시만단체들은 아마도 누구보다 부지런히 살아남은 몫을 톡톡히 하기 위해 마치 동지처럼 전사처럼 움직이려 할 것다"는 글을 통해 자신의 죽음이 부산고법 패소 이후 떠나간 불교계와 환경단체들의 움직임을 결집시킬 것이라며 "네가 앞으로 겪어야 할 고난이 나를 겨냥했던 그들의 부정한 힘이 되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는 뜻을 나타냈다.
 지율스님은 부산 고법의 판결로 천성산 공사가 재개된 후 그나마 힘이 되던 여러 불교단체와 시민단체들도 이탈해 지난해 10월 28일부터 외로운 단식농성에 임해왔었다.
 이런 지율스님의 글이 알려지자 천성산 홈페이지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천성산 공사를 반대하며 스님의 건강을 걱정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박경상씨는 '이번 쓰나미는 인간 오만함에 대한 부메랑'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 이번 쓰나미는 야자수와 같은 해변의 나무들을 베어 그 자리에 호텔과 방갈로를 밀집시키고, 새우 양식을 위해 조간대 습지의 맹그로브 숲을 잘라내며, 부두를 위해 산호초를 파괴한 인간의 행위가 해일의 파고를 완충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율스님의 단식은 "인간의 오만으로부터 후손을 포함한 인드라망(힌두교의 신)의 모슨 생명을 지키려는 수행인데, 돈과 돈을 위한 속도에 매몰된 인간들은 이번 남아시아의 참상이 던져주는 경고를 한사코 외면하며 오늘도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방침을 비판하며 지율스님의 건강회복을 기원하는 글들을 올리고 있다.
 아이디가 '별'인 한 네티즌은 "스님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자신을 내주고자 하는 스님의 넓고 깊은 마음 진심으로 헤아리지만, 그래도 제발... 기운내셨으면 하고 간절히 바랄뿐입니다"라며 지율스님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율스님의 이런 모습과 네티즌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최근 환경부 산하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경부고속철도 민관합동 특별점검팀'을 구성키로 해 천상산대책위와 지율스님이 반발하고 있다.
 천성산 터널공사 구간의 환경영향평가 실시 여부를 살피기 위해 특별점검팀을 구성하면서도 그동안 천성산 문제와 관련해 가장 많은 활동을 해온 천성산 대책위에는 이를 알리지 않고 배제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민관합동 특별점검팀으로 선정돼 공문을 받았던 '습지와 새들의 친구'도 지율스님과 뜻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지율스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그런 활동에 임할 수 없다고 밝히며 거부한 상황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도 마찬가지. 금정산 공사금지가처분 신청도 해놓았고 이미 대안노선도 주장하고 있는 마당에 그런 활동에 참여할 명분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낙동강환경청의 일련의 행동에 대해 오히려 지율스님을 더욱 깊은 수렁으로 몰고가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청선산대책위측이 공사자체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배제시킨 것은 사실상 공사를 꼭 하겠다는 의도라며 최근 신변정리에 들어간 지율스님을 생각할 때 지금 그렇게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다.
 한편 지율스님은 천성산 대책위 손정현 사무국장을 비롯해 여러 단체의 인사들의 단식중단 종용에도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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