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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청미래 겨울학교 체험기]엄마 선생님 아빠 선생님..
사회

[청미래 겨울학교 체험기]엄마 선생님 아빠 선생님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1/14 00:00 수정 2005.01.14 00:00

 먹여주시고 재워주시고 배워주시고 또 많은 사람들을 알 수 있게 해주신 청미래 책임자, 엄마 선생님, 아빠 선생님, 잡부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특별하게 맡은 일이 없이 여럿이 힘쓰는 일이나 혹은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때 보조 요원으로 도와만 주면 된다는 무진장 자유로운 조건의 참가였기 때문에 '청미래 겨울학교'로 출발하는 기분은 참가하는 어린이들 못지 않게 정말 설레었습니다
 올라갈 때 보여진 꽤 삭막한 산길과는 달리 잘 정돈된 기장군 청소년수련원에서 마음껏 사용한 널찍한 방, 식당, 강당, 수영장, 경치 등 모든 것들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요즘 유행하는'아빠 힘내세요'라는 노래를 시작으로 강당에서 어우러진 가족 만들기, 다음으로 연이어 진행되는 각종 놀이방, 시간별로 돌아가면서 계속 배우는 10가지의 즐거운 배움터, 오전과 오후도 모자라 저녁 식사 후 이어지는 가족올림픽 등의 프로그램은 웬만한 대기업의 신입사원 입사 오리엔테이션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매시간 그리고 각 꼭지마다에서 맑고 밝고 희망에 찬 어린 친구들의 기대를 넘어 자연스럽고도 속속들이 알찬 내용을 진행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습들은 저도 참가한 팽이치기와 연날리기를 아이들과 같이 양보 없이 즐거운 대결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개구쟁이들이 딴 생각은 조금도 할 겨를이 없도록 정성스런 보살핌을 다하시는 아빠, 엄마선생님들은 일과가 끝난 밤 10시부터 또 다시 가족별로 놀이를 하시면서 애를 쓰셨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새벽 2시 넘어 까지 계속 놀아준 철부지 엄마, 아빠들은 놀다 지쳐서 잠자는 아이들과 한방에서 같은 이불을 덮고 주무셨고요.
 보물찾기에서 못 찾은 보물이 걱정돼서 은근슬쩍 보물을 서로 맞바꾸는 엄마, 아빠 선생님들의 마음처럼 새벽 5시까지 다음 날 진행내용을 다듬던 책임자, 잡부 선생님들의 열성도 알아줘야 했습니다. 이분들의 모습에서 '처음처럼'이란 조금은 흔해진 말이 오히려 저에겐 자꾸 느껴야 할 말처럼 짙게 와 닿았습니다.
 
 청미래 겨울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초등학교 2학년인 우리 집 둘째 아이가 집에 들어온 지 1시간 만에 훌쩍훌쩍 울었습니다. '왜 별안간 우니?'라는 엄마의 물음에 '다시 청미래 학교로 가고 싶다'는 아이의 대답이었습니다. 곱지 못한 시선으로 쳐다보며 웃음 짓는 아내의 얼굴과 마주친 저의 얼굴에서도 같은 마음에서 우러난 웃음이 피어났습니다.
 
 80명의 어린이와 20명이 넘는 선생님들이 얽혀서 서로 사심 없이, 같은 생각과 같은 행동, 그리고 좀 더 재미있고 알 걸 알아내면서 지낸 청미래 겨울학교는 아이들의 깨끗한 마음을 배우려는 무보수 선생님들의 참여가 이루어낸 작고 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계속 더 많은 어린이들과 함께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면서, 다음에도 불러만 주시면 언제든지 참가하고픈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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