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말인데도 막상 글로 쓰다 보면 알쏭달쏭할 때가 많다. '배게'인지 '베게'인지, 밥은 '퍼는'건지 '푸는'건지, 이렇게 알쏭달쏭한 걸 '헛갈린다'고 하는 건지 '헷갈린다'고 하는건지...
추운날씨인지라 책상에서 내려와 '배게' 아닌 '베개'를 턱 밑에 받치고 (헉! 받히는 건 또 뭐야? 아항, 부딧히는 거~ 끙! 받히고, 부딪히고...)열심히 '헛갈리면' 틀린거니까 '헷갈리고' 있는 중이다.
밥은 '퍼 먹고' '퍼 주고' '퍼 내는'데 본동사는 '푸다'이고 '푸고' '푸는' 거고 청유형 어미를 붙일 때도 '퍼 내세' '푸세'고 (이런 모음 변화란 측면에서 보면 밥이랑 똥이랑 같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다 보니 지금 먹고 있는게 똑 '삶은 달걀'인지 '닮은 살걀' 인지도 '헷갈릴' 지경인데 내친김에 계속 헷갈려 볼까 해서 오늘 주제를 '결재'와 '결제'로 정했다.
'결재'서류를 올려야 하는 건지 '결제'서류를 올려야 하는 건지 이걸 알아야 올린 서류의 '결재'를 기다릴 건지 '결제'를 기다릴 건지도 알 수 있을 테고, 물건 값을 받으러 올텐데 대금을 '결재'해 줘야 하는지 '결제' 해줘야 하는지 이것도 알아야 '결제'할지 '결제'할지 결정할 수 있을 테고, 뭐 그렇다고 해서 대금을 받아갈 사람한테 '결재'받아 갈건지 '결제'받아갈 건지 물어볼 필요까지야 없겠지만...
이렇게 계속 '헷갈리다'가는 끝도 없을 것 같으니 이제 그만 정리를 해보자.
결재 : 명사. 하다형 타동사 상관어 부하가 제출한 의안을 헤아려 승인함
결제 : 명사. 하다 되다형 자동사 1.일을 처리하여 끝냄 2. 증권 또는 대금의 수불(受拂)에 의하여 당사자 간의 거래 관계를 끝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