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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역사 속의 오늘]1987년 1월 14일 서울대생 박종철..
사회

[역사 속의 오늘]1987년 1월 14일 서울대생 박종철군, 경찰 고문으로 숨지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1/14 00:00 수정 2005.01.14 00:00

 '탁'하고 책상을 쳤더니 '억'하고 쓰러졌다?
 
 1987년 1월 14일,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수배를 받고 있던 친구의 소재를 추궁당하다가 숨진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 박종철의 사망 원인에 대한 경찰의 공식발표 내용이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어디 있었겠는가? 많은 시민들은 경찰의 사건 발표에 고개를 갸웃거렸고, 재야 단체와 학생들은 경찰의 고문으로 죽은 것이라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결국 부검을 담당한 서울대병원 황적준 박사와 박종철의 사체를 처음 검안했던 중앙대부속병원 의사 오연상씨의 증언으로 박종철의 사망 원인이 물고문으로 밝혀졌다.
 1월 19일 경찰은 2차 수사발표를 통해 사망원인이 목 부위 압박에 의한 질식사였다고 밝히고 고문에 따른 죽음이었음을 최초로 인정하였다. 정부는 서둘러 고문 경관 두 명을 구속하고 치안본부장을 경질하는 선에서 이 사건을 적당히 얼버무리려 하였다.
 그러나 5월에 접어들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박종철의 죽음이 정권에 의해서 철저히 은폐, 조작되었음을 만천하에 공표함으로써, 경찰 간부 세 명이 추가로 구속되고 국무총리와 안기부장, 내무ㆍ법무장관이 포함된 개각이 단행되었고, 검찰총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렇지만 이 사건은 그 동안 정부가 은폐하고 축소시킨 많은 고문 사건들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더욱이 95년 ‘고문방지협약’에 가입한 문민정부 이후 현재까지도 고문이 자행되고 있음이 시민단체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으니, 이 땅에서 국가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추악한 고문과 사실의 조작ㆍ은폐가 말끔히 사라지는 날은 언제쯤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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