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고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을유년 새해를 맞아 시민 여러분 모두의 가정과 직장에 만복이 깃들고 소망하는 일 모두 성취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새해를 맞으며 우리는 희망과 기대를 얘기하고 있습니다만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는 것, 다름 아닌 어려운 경제상황 때문입니다. 장기간 계속되는 경제불황으로 특히 지역의 식당이나 재래시장, 소규모 점포, 택시업계 등 영세상인들의 어려움은 그 심각성이 날로 더해가고 있습니다. IMF체제의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고 힘들다 하지 않습니까ㆍ
그러나 힘들다고 자꾸 움츠러들기만 하면 다시 일어서기란 더욱 어려워질 뿐입니다. 경제는 심리를 먹고 산다 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기업이나 상인들의 생산과 영업활동을 위축시키고 그러다보면 실업자가 늘어 개인의 이익창출이나 소득증대는 더욱 힘들어지게 됩니다.
이렇듯 경제란 경제주체간의 물고 물리는 톱니바퀴와 같아서 하나라도 어긋나면 잘 돌아가지 않는 법입니다. 적절한 소비가 이뤄져야 기업이 제대로 돌고 기업의 생산활동이 활발해져야 일자리가 늘어 개인의 소득이 생기는 법입니다. 건전한 소비가 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우리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지역의 경제회생을 위한 대책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최선의 노력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중소기업육성자금의 확대 지원과 재래시장 활성화 추진, 기업체 후견인제의 지속 운영 등 다양한 경제시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면서 특히 극심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지역 영세상인들을 살리고 지역 상가의 활성화와 건전한 소비문화의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이에 우선적으로 몇 가지 사항을 당부드리면서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와 실천을 간곡히 호소하는 바입니다.
첫째, 음식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건전한 외식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최근 들어 전국의 음식점 업주들이 생존권 사수를 위해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우리 관내에서도 3천여개의 음식점 중 5백여개소가 휴ㆍ폐업하고 있는 실정이며, 문은 열었으나 손님이 없어 보기에도 안타까운 식당이 부지기수입니다.
이에 우리시는 매월 둘째ㆍ넷째 수요일을 '공무원 외부식당 이용의 날'로 지정해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해당 날짜에는 시청 구내식당을 휴무하고 모든 직원들이 관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관내 유관기관과 기업체에서는 주 1회 이상 관내 음식점을 이용해 주시고, 가정에서는 가족과 함께하는 건전한 외식문화를 조성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시민ㆍ사회단체는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한 외식문화 분위기 정착 및 홍보에 적극 나서 주셨으면 합니다. 동료 직원들과 어울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구내식당이나 가정이 아닌 관내 음식점에서 식사를 같이하며 평소 못다한 정을 나눈다면 구성원간의 화합이 돈독해지고 새로운 용기와 희망 속에 삶의 의욕도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둘째, 경제기반 강화를 위해 재래시장과 소규모 점포 이용을 확대합시다.
우리시에는 웅상 서창시장과 하북 신평시장, 상북 석계시장 등 3개의 공설시장을 비롯해 남부시장, 북부시장, 덕계성설시장 등 6곳의 재래시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이웃에는 수많은 영세상인들이 구멍가게나 다름없는 소규모의 점포를 운영하면서 생계를 유지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래시장이나 이웃의 작은 점포의 이용자는 갈수록 급감해 지역의 상권은 크게 위축되고 존폐의 위기에까지 몰려있는 실정입니다.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급변하는 유통산업의 환경이 재래시장이나 소규모 점포의 침체 원인이고, 이것이 비단 우리 양산만의 문제는 아니라 하더라도 재래시장과 소규모 점포의 활성화는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당면과제입니다. 재래시장이나 소규모 점포가 지역 유통산업의 중요한 축이자 서민들의 생활터전이고 소비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의 정책적인 지원이 계속되고 있고 소상인들 또한 마케팅 능력과 서비스를 향상하는 등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지역경제의 기반을 강화하고 균형있는 유통산업의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재래시장을 비롯한 우리 이웃 점포의 이용 횟수를 늘려 나갑시다. 흥정의 재미도 크지만 삶의 생동감과 풋풋한 인간애까지 느낄 수 있는 곳 아닙니까ㆍ
셋째, 택시 이용도 적극 권장합니다.
경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택시업이라 했는데 요즘의 택시업계는 울상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우리시 관내에는 개인택시 311대와 회사택시 225대 등 536대의 택시가 영업 중입니다. 그러나 영업 실적은 지난 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계속적인 침체일로에 있습니다. 특히 회사택시 운전자들은 회사납입금을 맞추고 나면 수입이 한달 평균 50~60만원정도 밖에 안되는 그야말로 최저 빈곤층보다 더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처지이며, 잇따른 운전자의 실직과 업체의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택시영업의 실적 저조는 자가용 차량 급증 등의 요인도 있겠지만 가중되는 서민경제난으로 이용객이 급격히 줄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가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 어려운 줄 알지만 택시이용을 적극 권장합니다. 주1~2회 정도는 자가용을 두고 택시를 이용하면 어떨까요ㆍ 저녁 술자리가 있는 날이면 자신의 차는 두고 제도권의 안전한 교통수단인 택시를 탄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생활이 어렵고 힘든데 소비를 하자는 얘기가 왠말인가 하시겠지만 조금만 더 깊게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경제가 잘 굴러가야 서민생활이 나아질텐데 자신의 호주머니는 꽉 틀어 잠근 채 경제가 잘 돌아가기를 바란다는 것은 자신의 씨앗은 뿌리지도 않고 남의 열매부터 탐을 내는 격입니다.
분에 넘치는 소비를 하자는 것 이 아닙니다.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여내기 위해 조금씩만 지갑을 열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어려움에 처한 우리지역의 상인들을 돕고 취업난에 허덕이는 후배와 자식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원천이 됩니다.
건전한 소비문화, 다름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이웃사랑이자 지역과 국가의 경제회생에 참여하는 애국의 길입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을 되새기며 서민 경제회생을 위한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에 시민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합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1월
양산시장 오근섭